대우조선해양을 상대로 직접고용을 촉구하며 송전탑 고공농성을 벌이던 사내하청 해고노동자가 88일 만에 농성을 해제했다.

2일 대우조선노조에 따르면 지난 3월7일부터 대우조선 옥포조선소 남문과 정문 사이에 위치한 45미터 높이 송전탑 18미터 지점에서 농성을 벌여 온 강병재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조직위원회 의장이 이날 낮 12시30분께 농성을 풀고 땅으로 내려왔다.
 
강 의장은 “850만 비정규직들의 차별과 고통을 해결하는 데 작은 힘이나마 보태고자 죽음을 각오하고 15만4천볼트의 전류가 흐르는 철탑에서 고공농성을 하게 됐다”며 “앞으로 대우조선노조와 함께 비정규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강 의장은 지난 2009년 대우조선 하청노동자 조직위원회를 조직한 뒤 하청업체 폐업으로 해고됐다. 그는 “노조를 탄압하기 위한 원청업체 주도의 위장폐업”이라고 주장하며 복직을 위한 법정투쟁을 벌였다. 올해 3월에는 송전탑 고공농성에 돌입했고, 발 디딜 틈조차 없는 좁은 공간에서 맨몸으로 비바람을 맞으며 사투를 벌여 왔다.

한편 고공농성 과정에서 강 의장의 복직을 둘러싸고 대우조선 노사 간 조율이 이뤄졌다. 노사는 내년 연말까지 강 의장을 하청업체에 재취업하는 형식으로 복직시킨다는 내용의 확약서를 체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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