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이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해 조직력을 모으기로 결의했다. 민주노총은 지난 20일 오후 서울 양천 해누리타운에서 ‘진보정치 대통합과 새로운 진보정당 건설을 위한 노동자 결의대회’를 열고 이같이 결의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진보정당 분열로 어려움을 겪은 현장 노동자들의 증언이 이어졌다. 이남신 전 이랜드일반노조 수석부위원장은 “민주노동당이 분당한 뒤 이랜드 노동자들의 파업투쟁을 지원하던 지역대책위원회가 무너졌고, 그 뒤로 ‘이 사람은 어느 파인지’ 고심해야 했다”고 토로했다. 맹주인 금속노조 기아자동차지부 화성지회 정치통일위원장은 “분당 이후 당원 확대나 세액공제, 각종 선거사업 등이 조합원들로부터 외면받고 있다”며 “다수의 당원과 조합원들은 절대로 분당을 원치 않았다”고 지적했다.
 

 
민주노총의 노동자 정치세력화 전략에 대한 평가와 향후 전망에 대한 토론도 이뤄졌다. 정용건 사무금융연맹 위원장은 “견해의 차이를 뛰어넘어 통합정당이 만들어진다면 민주노조의 새 역사가 가능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암울한 미래만 기다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성환 민주노총 충남지역본부 부본부장은 ‘노동자 정치실현과 진보정치 대통합을 위한 충남노동자정치모임’을 소개하며 “분당의 주역들이 사과조차 없이 제2의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말하는 것에 대해 조합원들은 의아해하고 있다”며 “정치꾼이 아닌 노동자들이 정치의 주역이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신승철 전 민주노총 사무총장도 “진보정당과 민주노총에게 조합원은 동원대상에 불과했고, 종북이니 패권이니 복지니 하는 논쟁도 위에서만 했지 현장에서 토론하라는 지침 한 번 없었다”며 “민주노총은 노동 중심성을 회복하고, 진보정당은 정책 생산능력을 갖추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진보정당 대표들도 이날 대회에 참석했다. 이정희 민주노동당 대표는 “당을 갈라서게 한 이분법을 털어 내기 위해 지혜를 모으고 있다”며 민주노총 조합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조승수 진보신당 대표는 “노동자는 물론 소수자나 생태 문제를 고민하는 활동가들까지 함께하는 진보정당이 돼야 한다”며 통합 논의의 외연확대를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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