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속노조 현대자동차지부(지부장 이경훈)가 사면초가다. 밖으로는 언론으로부터 “도덕적 해이에 빠졌다”는 강한 질타를 받고 있고, 안으로는 조직 내 폭행사건이 불거지는 등 말 그대로 내우외환이 따로 없다.

◇고용세습 ‘잽’에 대의원 골프 ‘어퍼컷’=비교적 순탄하게 운영돼 온 현대차지부에 이상조짐이 나타난 것은 언론에 ‘고용세습’ 논란이 거론되면서부터다. 동종업체 기업들의 단체협약 내용을 차용한 ‘장기근속자·정년퇴직자 자녀 채용우대’ 조항은 “정규직노조의 이기주의가 심각하다”는 비난과 “노조가 조합원을 대우하는 것은 당연하다”는 옹호론을 동시에 불러왔다. 하지만 대의원 골프사건까지 불거지면서 지부에 대한 비판적 여론이 커지고 있다. 지부 간부인 대의원 중 일부가 근무시간에 스크린 골프장에 갔다는 의혹은 근로시간면제(타임오프) 특별교섭을 벌이고 있는 지부의 입지를 축소시켰다. 여기에 최근 한 대의원이 회사 관리직을 폭행한 사건까지 터지면서 지부 간부들의 자성을 촉구하는 내부 여론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내부 폭행사건, 지부 집행력 타격받나=분란은 지부 안에서도 발생했다. 이경훈 지부장이 속한 정파조직인 전현노 의장단 선출절차를 둘러싸고 놓고 내홍이 불거졌고, 이 과정에서 이 지부장이 상집간부에 폭력을 쓰는 일이 벌어졌다. 이 사건과 관련해 전현노 내에서 이 지부장과 의견을 달리하는 회원들은 다음주 법원에 전현노 총회 무효 가처분신청을 낼 계획이다. 폭력 피해를 당한 당사자는 법적 대응을 고려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해 이 지부장은 최근 열린 임시대의원대회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하게 돼 대의원들께 사과드린다"고 밝혔다. 그러나 폭력사건이 발생한 뒤 지부 간부직을 그만두고 현장에 복귀한 간부가 나오는 등 후폭풍이 계속되고 있다. 지부의 집행력 회복이 시급해 보인다.

◇지부 명운 임단협에 달려=이런 상황에서 임금·단체협상과 타임오프 교섭에 지부의 힘이 실리기는 어려워 보인다. 노사는 8월 여름휴가 전에 교섭을 마무리하겠다는 계획이지만, 이를 위해서는 지부 내부의 혼란부터 정리돼야 할 것으로 판단된다.
임원선거도 변수 중 하나다. 이번 임단협의 성과는 오는 9월로 예정된 지부 임원선거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 지부 내 각 정파조직 간 후보경쟁과 내부 혼선이 심화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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