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차 국제노동기구(ILO) 총회에서 국제 노동계의 마지막 숙제인 가사노동협약을 참가자 100%의 찬성으로 체결하자.”

아시아 노동계가 각국 노사정을 상대로 ILO 가사노동협약 체결을 촉구하고 나섰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최근 싱가포르에서 열린 ‘가사노동자를 위한 ILO 협약 채택을 위한 아시아 사전회의’에 참가한 아시아 12개국 노동계 관계자들은 공동성명을 채택하고 “그동안 가사노동은 노동 분야에서 협약(Convention)이라는 틀을 통해 보호할 수 있는 최후의 영역으로 여겨져 왔다”며 “다음달 열리는 ILO 총회에서 진행되는 ILO 회원국 노사정의 투표에 가사노동협약의 체결 여부가 달렸다”고 당부했다.

이들은 “100번째 국제노동총회가 열리는 올해 중요한 가치를 반영하는 상징적 협약이 통과되는 것은 매우 적절한 일”이라며 “동시에 올해로 100주년을 맞은 세계 여성의 날을 기념하는 일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번 회의에는 우리나라 민주노총을 비롯한 아시아 12개국 노조와 국제가사노동자네트워크·아시아이주가사노동자연맹 등 관련단체 관계자 70여명이 참석했다. 회의에서는 아시아 각국의 가사노동 현안에 대한 공유도 이뤄졌다.

대표적인 가사노동자 수출국인 필리핀의 경우 국회에서 가사노동자를 위한 대헌장(Magna Carta)이 통과됐고, 캄보디아의 경우 노동법에 따라 가사노동자가 노조를 설립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인도 정부는 이번 협약 체결을 지지한다는 입장을 공식화했고, 싱가포르는 정부 차원의 가사노동자 권리 개선 권고를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우리나라 여성·노동계도 근로기준법 등의 사각지대에 놓인 가사노동자의 처우개선을 위해 협약 체결을 지지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 정부는 협약 체결과 비준에 대해 신중한 입장이다. 통계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 가사노동자는 15만명이 넘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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