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1년 5월6일 구치소에서 부상을 당해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던 중 의문사한 고 박창수<사진> 전 한진중공업노조 위원장의 20주기 기일을 맞아 고인의 고향인 부산과 고인이 숨진 경기도 안양에서 추모제가 진행된다.

금속노조 부산양산지부는 4일 오전 부산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단결의 광장과 13일 오후 안양역에서 각각 추모제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지부는 “노동자를 착취하고 노조를 없애려는 가진 자들의 탐욕은 20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다”며 “‘전노협 사수’를 외치며 구속되고 죽어 간 박창수 열사의 외침은 오늘의 우리에게 ‘노조를 지키라’는 준엄한 명령이 됐다”고 밝혔다. 부산 추모제에는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며 투쟁 중인 금속노조 한진중지회 조합원들이 참석한다.

고인은 81년 한진중의 전신인 대한조선공사 배관공으로 입사한 후 노조 민주화운동이 한창이던 86년부터 노조활동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다. 90년 노조위원장에 당선됐고, 전노협 중앙위원을 겸임했다. 91년 대우조선 파업 지원방안을 논의하다 ‘제3자 개입금지 위반’으로 구속됐다.

같은해 구치소 내에서 원인 모를 부상을 입고 안양병원에 입원한 지 이틀 만인 5월6일 새벽 숨졌다. 고인은 교도관의 눈을 피해 병실로 찾아온 의문의 인물을 따라나섰다가 몇 시간 만에 주검으로 발견됐다. 고인이 갑자기 사망하자 경찰은 병원에 백골단을 투입해 시신을 탈취한 뒤 강제 부검을 실시했다. 당시 경찰이 밝힌 고인의 사인은 ‘투신 자살’이었다.

이후 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조사 과정에서 고인과 노조간부들에 대한 전노협 탈퇴공작이 안기부 차원에서 조직적으로 이뤄진 사실이 드러났다. 하지만 고인이 사망하기 직전 병원 옥상에 함께 올라간 동행자의 신원은 확인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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