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소득이 다시 2만달러를 회복했다. 1인당 소득이 2만달러라는 얘기는 4인가족을 기준으로 본다면 가구당 8만달러를 번다는 뜻이다. 적어도 8천만원 정도의 가구소득을 올려야 평균적인 한국인이라는 의미다.

하지만 대다수 국민은 그런 통계수치가 믿어지지 않는다. 살림살이가 과거보다 나아졌다고 느껴지지 않기 때문이다. 오히려 더 고단해지고 팍팍해졌다. 실제로 국민소득에서 노동자에게 돌아가는 몫을 의미하는 노동소득분배율은 2009년 60.9%에서 지난해 59.2%로 더 떨어졌다. 반면 기업에 돌아가는 몫인 영업잉여는 이 기간에 16.4% 늘어났다.

지난해 임금노동자수는 51만7천명이 늘었는데, 전체 국민소득에서 노동자의 몫은 더 줄어들었다. 노동자들의 임금이 거의 오르지 않았다는 것과 다름없다. 현실을 보자. 올해 최저임금은 시급 4천320원이다. 한 달 월급으로 치면 90만2천860원. 1년 내내 한 푼 안 쓰고 모아도 1천만원이 조금 넘는 수준이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의 평균 한국인과는 너무 거리가 멀다.

반면 물가는 연초부터 하늘 높은 줄 모르고 고공행진을 거듭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7일 아침 일찍부터 서울 양재동 농협 하나로마트에서 물가대책회의를 주재했다. 국정 제일 목표로 물가잡기를 선언한 상징성은 컸지만 정작 나온 대책은 한심한 수준이었다. 되풀이해서 발표하는 계획을 빼면 계란값을 안정시키기 위해 병아리 100만마리를 무관세로 들여온다는 것 정도가 전부다.

8일 최저임금위원회가 제2차 전원회의를 연다. 내년 최저임금을 결정하는 레이스의 출발선상에 선 것이다. 고용노동부는 미리 기자들에게 배포한 자료를 통해 이날 박재완 장관이 참석해 국민들에게 메시지를 던질 것이라고 밝혔다. 국민소득 2만달러 시대에 걸맞는 메시지이기를 기대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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