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 공사현장에서 또다시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지난해 4월부터 이달까지 같은 공사현장에서 5명이 목숨을 잃었다. 국제금융센터는 GS건설이 공사를 주관하는 곳으로, GS건설과 대림건설·포스코건설·현대산업개발이 컨소시엄을 구성해 시공사로 참여하고 있다.

7일 건설노조와 여의도지구대 등에 따르면 지난 6일 오후 4시께 국제금융센터 현장 대림건설 구간에서 화약공 백아무개(51)씨가 지하에서 흙을 퍼 올려 덤프에 싣는 건설기계 크람샬 버킷에 깔렸다. 사고 후 백씨는 서울 영등포 대윤병원으로 후송되는 과정에서 사망했다.

다수의 현장 관계자와 노조는 작업 과정에서 신호를 보내는 신호수가 없어 사고가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크람샬이 지하에서 흙을 퍼 올리는 작업을 할때는 지상과 지하에 신호수 2명이 있어야 안전하다”며 "지하에서 암반을 화약으로 터뜨리던 백씨가 신호수가 없는 상태에서 5톤에 이르는 버킷이 내려오는 것을 모른 채 깔렸다”고 전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 남부지청 관계자도 "사고현장은 출입이 금지된 곳으로 이를 안내하는 신호수가 있어야 하는데, 사고가 발생한 장소에는 신호수가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사고 원인에 대해서는 출입금지 현장에 근로자가 어떻게 들어가게 됐는지, 출입금지에 대한 사측의 조치 등이 명확히 취해졌는지에 대해 더 조사를 해 봐야 안다”고 덧붙였다.

노동부의 형식적인 안전감독도 도마 위에 오르고 있다. 서울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해 9월 여의도 현장에 대해 특별안전감독을 실시했다. 서울청 남부지청과 서울남부지방검찰청도 올해 6월 합동으로 산재예방 실태를 점검했다. 그런데 한 달도 채 안 된 7월에 4번째 사망사고가 발생했다. 박종국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 국장은 “공사를 중단하고 GS건설 사업주를 처벌하는 등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서울청 남부지청 관계자는 "4번째 사망사고 발생 후 7일간 작업을 중지하고 전문기관에 의뢰해 안전진단을 실시한 바 있다"며 "이번 사건과 관련해 작업중지를 검토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논의하겠다"고 말했다.

[Tip] 신호수

건설현장에서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작업 과정과 안전조치에 대해 신호를 보내는 사람이다. 현행 산업안전보건법에 따르면 건설현장에는 건설기계 작업시 신호수를 의무적으로 배치하도록 돼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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