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강 사업에 대한 속도전 논란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경기도 여주 강천보 현장에서 심야공사를 하던 건설노동자가 또 사고로 숨졌다. 그간 4대강 현장에서는 여주에서 신호수가 덤프트럭에 깔리는 등 한강 사업구간에서 1명, 낙동강에서 4명의 건설노동자가 사망했다.

30일 여주경찰서와 고용노동부 성남지청 등에 따르면 지난 29일 밤 9시40분께 여주 강천보 건설현장에서 일용직 건설노동자 김아무개(48)씨가 거푸집을 해체하던 중 머리 위에 있던 발판이 떨어지면서 그 아래에 깔렸다. 김씨는 동료에 의해 병원으로 후송되던 중 숨졌다.

여주경찰서 관계자는 "철제발판이 바닥으로 떨어졌는데 김씨가 미처 피하지 못해 깔렸고, 동료들이 급히 병원으로 후송했지만 가는 도중 사망했다"며 "철제발판을 고정한 나사가 풀려 발판이 떨어진 것으로 보인다"고 추정했다. 노동부 성남지청 관계자는 "발판을 고정해 주는 나사가 풀려 발생한 안전사고로 작업방법이 적절하지 않았던 것으로 추정된다"며 "풀리면 안 되는 나사가 왜 풀려 있었는지 더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해 노동계와 4대강 범국민대책위원회는 "4대강 사업의 속도전이 부른 예고된 인재"라고 비판했다. 박종국 건설노조 노동안전보건국장은 "일부 건설현장에서는 공기를 단축하기 위해 거푸집 해체작업시 발판 볼트를 미리 풀어 놓는 경우가 적지 않다”며 “국책사업이라는 미명 아래 강행되는 속도전이 사고를 일으켰다"고 지적했다. 4대강 범대위도 이날 긴급성명을 통해 "사건 당시 현장은 야간작업으로 인해 작업하기에 불안한 상태였고, 작업장도 제대로 정리되지 않은 상황이었음에도 공사를 강행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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