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7시에 공장으로 출근한 노동자들은 점심 나절이 되도록 휴게실 주위를 서성거렸다. 여태 하루 작업량의 5분의 1밖에 일을 하지 못했다. 오늘도 영락없이 야간까지 작업이 이어질 모양이다. 새벽잠 설치고 출근한 노동자들은 하나 둘 딱딱한 휴게실 바닥에 등을 붙이기 시작했다. 이따금 공장 스피커를 통해 흘러나오는 "다음 차 준비하세요"란 냉
4·11 총선이 일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민주노총은 이번 총선에서 4명의 비례대표 후보와 21명의 민주노총 후보, 33명의 민주노총 지지후보를 냈다. 2명의 진보신당 후보를 제외하면 모두 통합진보당 소속이다. 민주노총은 야권단일후보의 당선과 통합진보당 정당 집중투표를 위해 김영훈 위원장과 임원을 중심으로 선거지원 운동을 벌이고 있다. 민주노총은
19대 국회의원을 뽑는 4·11 총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노동계의 선거지원 활동도 활기를 띠고 있다. 옛 민주당·시민통합당과 함께 민주통합당 창당주체로 참여한 한국노총은 이번 총선에서 민주통합당 후보의 국회 진출을 위해 조직적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민주통합당 최고위원으로 활동 중인 이용득 한국노총 위원장을 비롯한 한국노총
금세 사람이 가득했다. 들어설 때 곳곳이 비어 있던 터라 늘 자리가 꽉 찬다는 말을 쉬이 믿지 못했다. 지난달 30일 오전 서울 공덕동 노사발전재단 전직지원센터 사무실. 개인용컴퓨터(PC) 52대가 들어선 구직자 지원실은 사람들로 붐볐다. 이곳에는 신문이나 각종 잡지를 볼 수 있는 쉼터도 마련돼 있다. '다양한 직업세계'를 주제로 한 오전 강의가 끝나자
하우스매니저(House Manager)를 아십니까?하우스매니저는 극장에서 서비스를 제공하고, 관객이 편안히 공연을 관람할 수 있도록 돕는 사람이다. 말하자면 무대 뒤엔 무대감독이, 무대 밖에선 하우스매니저가 성공적인 공연을 위해 각각의 역할을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최근엔 뮤지컬·연극 등 공연예술을 올리는 극장에 하우스매니저를 두는 추세라고
온통 언론의 관심이 방송 3사 파업에 집중된 사이에 80일 넘게 파업을 벌이고 있는 언론노동자들이 있다. 언론노조 국민일보·씨티에스지부(지부장 조상운) 소속 108명의 조합원들이다. 지부는 조민제 사장의 퇴진을 촉구하며 지난해 12월23일 전면파업에 들어갔고, 13일 현재 82일째 파업을 계속하고 있다. 국민일보 노동자들은 지난 12일 저녁 서
지난 2010년 인디 가수 '달빛요정역전만루홈런'이 생활고와 지병으로 숨지면서 인디 뮤지션의 열악한 삶이 조명을 받았다. 음악인들에게 최소한의 사회안전망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왔고, 한편에서는 뮤지션유니온(노조)을 조직하려는 움직임도 일었다.지난해 12월 유데이페스티벌 조직위원회와 청년유니온이 청년뮤지션 221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생활환경 실태조사에 따
최근 민간어린이집 집단 휴원에 대한 우려로 한동안 사회가 떠들썩했다. 주된 요구는 보육료 현실화와 규제완화였다. 그러나 실제 보육교사의 처우는 개선된 게 없다. 지난 10년간 보육예산은 10배 이상 늘었지만, 보육교사의 처우는 제자리걸음을 걷고 있다. 반면 그간 언론에 보도된 보육교사는 부모들에게 '불신'의 대상이었다. 그럼에도 보육교사의 노동과정에 대
“상고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한다.”23일 오후 2시30분 대법원 1호 법정. 판사의 선고는 무미건조했다. 이렇게 짧은 선고가 나오기까지 7년이 걸렸다. 사내하청 노동자를 고용한 진짜 사용자가 누구냐를 둘러싼 진실게임에서 법원은 “현대차가 진짜 사용자”라고 답했다."현대차가 사내하청 노동자의 진
한진중공업의 ‘소금꽃나무’가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 심어졌다. 한진중공업 해고노동자들을 비췄던 희망의 불씨가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들의 얼어붙은 몸을 녹였다.지난 11일 저녁 경기도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공장 앞에서 ‘제3차 쌍용자동차 공장 포위의 날’ 행사가 열렸다. 3천여명의 노동자와 시민들이 공장 진입로를 가
지난 4일 오전 11시 평택시 칠괴동 쌍용자동차 평택공장 앞. 한 동의 천막과 5동의 텐트 주변에 20여명의 쌍용차 해고 노동자들이 옹기종기 모여 있었다. 공장 정문 앞에서는 경비용역업체 직원 대여섯 명이 텐트 쪽을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다.2009년 쌍용차 정리해고 사태 이후 지난해 11월까지 노동자와 가족 19명이 숨졌다. 노사는 2009년 8월6일 파
“더 이상 죽음의 순번을 매기는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권지영 쌍용자동차가족대책위원회 대표의 말이다. 그는 “휴대전화가 고장나도 고칠 필요가 없을만큼 쌍용차 해고자들은 사회로부터 단절돼 있고, 무서운 속도로 가족 해체가 이뤄지고 있다”며 지난달 10일 두 자녀 곁에서 사망한 쌍용차 희망퇴직자의 부인 오아무개씨를 떠올렸다. 고인이 숨진 지 이틀이 되도록
“저렇게 많은 열차를 못 타게 한 것이 광만이를 죽음으로 내몬 것 같습니다. 해고라는 불명예를 회복시켜 주십시오. 딱 한 번만이라도 저 사진처럼 환하게 웃는 동생의 얼굴을 보고 싶습니다.” 지난 25일 오후 대전 한국철도공사 옆. 두 손을 모으고 수줍게 웃고 있는 고 허광만(38) 전 철도노조 부곡기관차승무지부장의 사진이 영결식 무대
세차게 쏟아지는 비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 자신을 “99%”라고 여기는 사람들이 미국 뉴욕 월가뿐 아니라 서울의 월가인 여의도까지 점령했다. ‘여의도를 점령하라-금융수탈 1%에 저항하는 99%’ 집회가 열린 지난 1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금융위원회 앞. 300여명의 집회 참가자들과 취재진들이 한데 뒤엉켜 있었다. 너도나도 마이크를 잡았다. 각자 가져온 피
“277일, 기적 같은 시간이었고 험난한 날들이었지만 희망버스가 만들어 낸 여론이 국회를 움직였습니다. 마침내 요지부동이었던 한진 자본을 움직였습니다. 이제 승리를 만들어 내는 마지막 절차가 남아 있습니다. 여러분이 있기에 살아서 땅을 밟을 수 있다는 희망을 품어 봅니다.”9일 오전 11시가 조금 지난 시각. 부산역 광장 끄트머리에 세
“대형사고는 보통 졸다가 많이 납니다. 우리도 한 달에 크고 작은 사고가 100건 가까이 나고 있어요.”지난 4일 오후 인천 중구 신흥동 삼화고속에서 만난 버스노동자 정아무개(45)씨는 “일하면서 가장 힘든 점은 노동강도와 부족한 휴식시간”이라고 말했다. 인천과 서울을 오가는 광역버스를 운전하는 버스노동자들은 하루
지난 21일 오전 7시께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본점 앞. 출근하기에 조금 이른 시각인데도 소란스러웠다. 퇴출성 제도인 성과향상추진본부 폐지 등 노사합의 이행을 요구하며 경영진 퇴진투쟁을 벌이고 있는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위원장 박병권) 소속 상임간부 20여명이 분주히 'KB희망버스'에 몸을 실었다. 희망버스를 타고 전국순회 투쟁에 나서는 지부의
고 이소선 어머니가 7일 노동자 곁을 떠나 전태일 열사에게로 돌아갔다. 어머니가 타계한 지 5일, 전태일 열사가 분신 항거한 지 41년 만이다. 사람들은 "이제 태일이 곁에서 행복하시라"고 입을 모았다.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에서 노동자의 어머니로, 가진 것 없어 핍박받는 모든 이의 어머니로 존경받았던 고 이소선 어머니. 그는 이날 오후 경
“그때 여기 3층 옷가게에서 일하고 있었거든요. 전태일 열사를 본 적은 없지만 소문은 많이 들었어요.”청계천 평화시장 3층에서 옷가게를 운영하는 김옥심(79)씨. 김씨는 전태일 열사가 분신했던 70년부터 ‘전태일’과 ‘이소선’이라는 이름을 들었다고 한다.“신기한 것은 분신할 때에는
“처음에 파업에 들어갈 때는 1주일 안에는 끝날 거라고 생각했어요. 그래서 속초에 내려갈 때 즐거운 기분이었는데, 지금은 마음이 무겁네요.”(금융노조 SC제일은행지부 조합원 김아무개씨) 11일 오전 9시께 서울 여의도 문화광장 가장자리 근처 도로. 전세버스 20대가 전세버스가 줄지어 섰다. 버스 주위로 사람들이 하나 둘 모이기 시작했다. 하나같이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