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모두 김헌정이 되자." 지난 3일 오전 경기도 마석 모란공원에 청소노동자들의 외침이 울려 퍼졌다. 청소노동자 150여명은 이날 열린 고 김헌정 민주연합노조 부위원장 3주기 추모제에 참석해 "고인의 정신을 가슴 속에 묻지 말고 현실에서 실천하자"고 다짐했다.김헌정열사추모사업회와 민주연합노조(위원장 이광희)는 민주노총
"해삼이 형이 제 결혼식 축의금 낼 돈이 없었나 봐요. '성환아, 니 발 사이즈'가 어떻게 되냐'고 물어서 '265입니다, 형님' 했더니 결혼식 전전날인가 신랑용 구두를 보내셨더라고요."해맑게 웃고 있는 고 이해삼 전 민주노동당 최고위원의 커다란 사진 앞에 선 가수 박성환씨의 눈에서 눈물이 터져 나왔다. 추모객들은 연신 흐느꼈다.
“올해 최저임금이 얼마인 줄 아는 사람?”“저요.” “저요.” 50여명의 학생들이 자신 있게 손을 들었다. 가장 먼저 손을 든 학생이 정확히 답했다. “4천860원이요.” 한국노총 중앙법률원의 '예비직장인을 위한 노동법 교육'이 본격 시작됐다. 지난 19일 오후 경기도
지난 6일 아침 8시 서울 반포동 서울성모병원 앞. 새벽부터 내리던 봄비를 맞으며 100여명이 모였다. 이들은 성모병원 사거리 갓길에 줄지어 서 있는 버스 3대에 올라탔다. 버스의 이름은 ‘(돈보다) 생명버스’. ‘희망버스’의 보건의료노조(위원장 유지현) 버전이다. 목숨을 걸고 크레인 위에 올랐던 김진숙 민주노총
“항상 현장에 매여 있는 건설노동자들이 어디 시간 내기가 쉽나요? 부부끼리 이렇게 한가로이 시간을 보내니까 금실도 좋아지고 스트레스도 확 풀리는 기분입니다. 건설노동자로 살아온 시간이 헛되지만은 않은 것 같아요.”대구 혁신도시 건설현장에서 지역난방 일을 하는 김준회(46)씨는 23년 만에 제주도를 찾았다. 동갑내기 부인 최미연씨와의 신
국책연구기관인 한국원자력연구원의 간부가 노조를 설립한 비정규 노동자들에게 탈퇴를 종용하고, 불법파견 소송을 취하하라고 강요한 녹취록이 공개돼 파문이 일고 있다. 원자력연구원은 지난해 9월 계약관계에 있는 사내하청회사가 비정규직 조합원에게 노조탈퇴를 요구하고, 이를 거부한 조합원을 해고한 사실이 알려져 논란이 되기도 했다. 사내하청 노동자의 노조가입을 막은
송전탑 위 세 명의 '하늘님'들은 끊임없이 몸을 들썩이며 어깨춤을 췄다. 무대에서 흘러나오는 음악에 몸을 맡긴 듯했지만 사실은 영하 12도의 한파에 몸이 굳지 않도록 하기 위한 몸부림이었을 것이다. 자신들을 안쓰럽게 쳐다보는 땅 위의 사람들에게 전하는 안부의 몸짓이기도 했다."우리는 괜찮아요. 이렇게 춤도 추고 있잖아요.""여
텅 비어 버린 6년 된 낡은 공장. 전기도 들어오지 않아 어두컴컴하다. 발끝이 보이지 않을 정도로 어두운 공장 안을 방종운 금속노조 콜트악기지회장이 성큼성큼 걸어다니며 방문자들을 이끌었다. "여기가 기타모양으로 나무를 성형하고 뻬빠치는(사포질하는) 공정이었어요. 분진이 엄청났죠." 15일 오후 인천 부평 콜트악기 공장을 찾은 민주노동당 노동대책위원회 의
예닐곱 명의 중년여성들이 서울 대한문 앞 농성촌을 둘러보며 한숨을 내쉬었다. 누군가 착잡한 얼굴로 "30여년 전이나 지금이나 똑같네. 징글징글하다"고 말하자 그 옆에서 "그래도 지금은 말이라도 제대로 할 수 있어서 다행이지. 우리 때는 유신정권 아래서 입 한번 제대로 '쩍'할 수도 없었잖아"라고 맞받았다. 15일 오후 농성촌 앞을 서성이던 이 여성
“세상에는 있어서 좋은 것이 있고, 없어야 좋은 것이 있다.”10일 오후 무주덕유산리조트 호텔 회의실. 민주통합당 노동대책위원회 소속 의원들과 무주덕유산리조트 주요 임원들이 마주 앉은 자리에서 박현순 리조트 총괄이사가 한 말이다. ‘없어야 좋은 것’이 ‘노동조합’을 가리킨다는 것을 짐작하기는
희망버스에 다시 시동이 걸렸다. 첫 버스가 출발한 지 정확히 2년, 마지막 버스로부터 1년3개월 만이다. 모두들 다시는 버스 탈 일 없기를 바랐지만 결국 또다시 버스에 올랐다. 대다수 탑승객들은 2년 전 살기 위해 한진중공업 영도조선소 35미터 크레인에 올랐던 김진숙 민주노총 부산본부 지도위원을 살아서 내려오게 만들었던 ‘그들’이었다.
“대선 이후 신문이고 방송이고 안 봅니다. ‘박근혜 당선자’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도저히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철도노조 조합원) “저 역시 (대선 뒤) 매체를 안 보고 있어요. 하지만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니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할 수만은 없겠지요.”(인천지역 노동자) 진보정치, 그 참담한 결과 지난해 12월 대선 이후 절망하
“대선 이후 신문이고 방송이고 안 봅니다. ‘박근혜 당선자’라는 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요. 도저히 눈길이 가지 않습니다.”(철도노조 조합원)“저 역시 (대선 뒤) 매체를 안 보고 있어요. 하지만 노동자들이 죽어 나가고 있다니 더 이상 현실을 외면할 수만은 없겠지요.”(인천지역 노동자)진보정치,
대선이 끝난 지난 19일 이후 1주일 남짓한 기간에 5명의 노동자와 활동가가 스스로 목숨을 끊거나 급작스럽게 세상을 떠났다. 다양한 분석이 나오고 있지만 노동계의 반응은 점차 하나로 모아지고 있다. "이대로 있어서는 안 된다"는 것. 민주노총 집계에 따르면 12월 말 현재 장기투쟁 사업장은 40여곳이 넘는다. 이들은 이명박 정권과 싸웠고,
박근혜 당선자가 내년 2월이면 18대 대통령에 오른다. 그는 노동과 관련해 어떤 공약을 내놨을까. 가 3회에 걸쳐 박 당선자의 비정규직·노동·일자리 공약을 살펴본다.---------------------------------------------------------------------------- 박근혜
지난 11일 오후 4시30분 일본 대마도 앞바다. 2만1천600톤급 카페리 선박 팬스타드림호의 조타실에 전에 없던 분주함과 긴장감이 넘쳤다. 부산과 일본 오사카를 운항하는 카페리 선박인 이 배의 노동자들이 18대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선상부재자투표를 벌이는 날이다.“선원생활 36년 만에 선상투표, 가슴 벅차”‘국내 최초&rsq
음식이 유별나게 맛있는 것도 아니다. 화학조미료를 전혀 안 쓰기 때문이다. 노는 물(?)이 좋은 것도 아니다. 40대 중반의 검은 옷을 즐겨 입는 시커먼 남성들이 주요 고객이다. 하지만 단골들은 마치 약속이라도 한 듯이 "사람 맛이 있는 곳"이라고 입을 모았다. 지난 20일 늦은 저녁. 인천 남동구 구월동의 한 술집에서 시큼한 막걸리 냄새
드넓은 현대자동차 정문 주차장 한구석에 푸른색 천막 대여섯 동이 옹기종기 모여 있다. 거친 바람이 천막을 깃발인 양 흔들어 대는 그곳 한가운데 50미터의 송전철탑이 거대하게 솟아 있다. 철탑의 중간지점에서 지상을 내려다보고 있는 천의봉·최병승씨. 두 명의 현대차 비정규직의 얼굴이 작은 점처럼 보였다. 그들의 발밑으로 접근을 막는 철조망이 흉물스럽게 둘러처져
#1. 이아무개(58)씨는 25년째 레미콘 운전기사로 일하고 있다. 사람들은 "사장님"이라고 부르지만 이씨는 "노동자"라고 말한다.87년 레미콘 운전대를 처음 잡았을 때 그는 레미콘 회사의 노동자였다. 10여년이 지난 97년 외환위기가 터졌다. 레미콘 업체들은 차량을 노동자들에게 팔았다. 노동자들의 신분을 '사장'으로
17년차 코레일 철도기관사 최아무개(46)씨는 올해 1월15일 오산대역에서 정지위치를 어기는 운행장애를 일으켰다. 운행장애는 철도차량 운행에 지장을 초래하는 것으로 철도사고에 해당하지 않는다. 최씨는 순간적으로 오산대역 전동차 승강장을 200미터가량 지나쳤다. 그는 곧바로 전동차를 오산대역으로 후진했다. 그런데 퇴행 과정에서 시속 46킬로미터의 속도를 내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