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필 남성 대부분이 잊을만하면 한 번씩 군대에 다시 가는 악몽을 꾼다는 것은 익히 알려진 웃픈 이야기일 것이다. 고백하자면 현역병 생활을 한 적이 없는 나에게도 이와 비슷하게 주기적으로 찾아오는 악몽이 있는데, 다름 아닌 컨베이어에서 일하면서 떠밀려가는 꿈이다. 컨베이어 속도에 맞춰서 일하다가 제시간에 작업을 마무리하지 못해 내가 만들던 차량에 떠밀려가고, 겨우 수습하고 돌아서면 다음 차량이 줄줄이 기다리고 있는 상황은 꿈속에서도 여전히 진땀 나고 불쾌하기 짝이 없다. 공장을 떠난 지 제법 되었건만, 10여년간 컨베이어 속도에 통제
위험성평가가 내년 300명 이상 사업장부터 단계적으로 의무화된다. 위험성평가를 하지 않거나 부실하게 할 경우 시정명령이나 벌칙을 받도록 관련 규정을 바꾼다. 고용노동부는 이런 내용이 담긴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30일 발표했다.로드맵은 기업 스스로 위험요인을 발굴하고 개선하는 ‘위험성평가’를 중심으로 한 ‘자기규율 예방체계’ 구축을 통해 사망사고 만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으로 줄이겠다는 목표를 담고 있다. 지난해 산재사고 사망자는 828명으로 2026년까지 지금의 3분의 1을 줄여야 한다.노동계는 “이미 실패
철도노동자들이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산업재해 사망사고 이후 19일 만에 작업중지명령을 해제한 한국철도공사와 정부를 규탄했다. 이들은 공사와 정부가 노동자 생명보다 시멘트 수송을 더 우선했다고 비판했다.철도노조(위원장 박인호)는 29일 정오 서울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밝혔다. 기자회견에서 노동자들은 사용자와 공사가 제대로 된 안전보건조치 개선대책 없이 졸속으로 작업중지명령을 해제했다고 비판했다. 노조에 따르면 통상 중대사망재해에 따른 작업중지명령은 현장노동자 의견 청취와 노사 간 협의, 산업안전보건위원회 검토를 거쳐 해제를
건강손상자녀 관련 유해인자를 신설하는 내용으로 지난달 고용노동부가 입법예고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 시행령과 관련해 노동·언론단체가 “태아산재 유해요인을 확대하고 역학조사를 실시하라”고 촉구했다.민주노총은 28일 오전 서울 중구 서울지방고용노동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같이 요구했다. 기자회견은 공공운수노조·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반도체 노동자의 건강과 인권지킴이 ‘반올림’과 진실탐사그룹 셜록이 함께 열었다.조승규 공인노무사(반올림)는 “노동자의 생식과 건강에 영향을 줄 수 있는 화학물질은 1천484가지에 이르는데 시행령
근로복지공단이 전자파에 노출돼 일하는 전기(배전) 노동자에게 발생한 감상선암을 산재로 본 행정법원 판결에 불복하고 항소해 관련 노조가 반발하고 있다. 유사한 질병에 걸린 배전노동자들의 산재신청을 제약하는 조치라는 비판이 나온다.건설노조는 28일 오전 서울 중구 공단 서울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공단은 노동자의 건강권을 침해하고 최소한의 보상받을 권리마저 박탈하는 이유 없는 항소를 중단하라”고 촉구했다.김정남(53)씨는 1995년부터 2020년까지 배전노동자로 일했다. 주로 전신주에 올라 전기가 흐르는 가운데 송·배전선로 유
한국노총이 소규모 사업장 안전보건관리체계 확립에 힘쓴 기업과 전문가들에게 감사장을 전달했다.한국노총은 28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 대회의실에서 안전보건 혁신사업 최종 성과를 발표하고 사업에 기여한 관계자들을 격려하는 감사장 전달식을 개최했다. 이 사업은 50명 미만 사업장을 대상으로 중대산업재해를 예방하고 노동자·사업주의 안전보건 의식을 고취하기 위해 지난해 신설했다.올해는 경기도 안산에 있는 한국비엠㈜을 안전보건 혁신 사업장으로 선정해 지원했다. 건물 종합청소 대행 서비스를 주요업무로 하는 이 회사는 상시노동자 10명의 소규
정부와 여당이 ‘자기규율 예방체계’를 기조로 하는 중대재해 감축 로드맵을 논의했다. 이미 실패한 기업 자율안전 대책을 되풀이하는 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당정은 28일 오전 국회에서 당정협의회를 열고 윤석열 정부 5년 동안 중대재해사고 사망만인율을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인 0.29명까지 낮추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우리나라에서 산재사망 사고로 숨진 노동자는 828명으로 사고사망 만인율은 0.43명이다. OECD 38개 회원국에서 다섯 번째로 높다.당정은 △노동정책 패러다임을 규제·처벌 중심에서 자기규율 예방책으로 전환
안전보건경영시스템(KOSHA-MS) 인증제도는 안전보건 분야를 기업경영의 한 부분으로 포함시켜 기업 스스로 자율적인 안전보건관리체제를 지속적으로 개선하는 활동이다. 지난 20여년간 공공기관 주도의 유일한 안전보건인증 제도로서 기업의 안전보건관리체계 구축과 재해예방 활동에 기준과 절차가 되는 규격으로 인식돼 왔다.안전보건경영시스템이란 안전보건을 관리(위험성 관리 등)해 경제적 효과(재해 손실비용의 감소)를 극대화할 수 있도록 운영하는 것을 말한다. 즉 기업의 경영성과를 위해서는 자율안전관리 활동을 수행할 수 있는 체계의 구축 및 유지
지난달 21일 건설노동자 3명의 목숨을 앗아 간 경기도 안성 물류창고 신축공사 붕괴사고 시공사인 SGC이테크건설에서 142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이 적발됐다.고용노동부는 “SGC이테크건설이 시공하는 현장 31곳을 감독한 결과 29곳에서 이같이 나타났다”고 27일 밝혔다.감독 결과를 보면, 31곳 중 14곳에서 안전난간 미설치 등 안전조치 미준수 사항 35건, 14곳을 포함한 29곳에서는 안전보건교육 미실시 등 안전관리 미흡사항 107건을 각각 적발했다.노동부는 사망사고를 직접 일으킬 수 있는 안전조치 위반행위 35건에 대해서는
경기도가 사회에 첫발을 내딛는 예비노동자를 대상으로 산업안전교육을 한다.경기도는 24일 “최근 사회초년생 노동자의 산업재해가 잇따르고 있다”며 “산업안전사고에 상대적으로 취약한 이들을 대상으로 노동안전망을 강화하고자 한다”고 밝혔다.‘사회 첫발 예비노동자 산업안전교육’ 사업은 경기도교육청과 협업해 올해 처음 도입한다.시범사업 첫해인 올해는 이날 여주제일고를 시작으로 다음달 29일 의정부공고까지 도내 총 13개 특성화고·마이스터고 학생 937명을 대상으로 추진한다. 도내 109개 직업계고 중 학사 일정과 안전교육 실시 여부를 종합적으
어떤 종류의 일터에서든 갑이 아닌 을(또는 병·정)로 일해 본 사람들은 모두 안다. “언제든 편하게 의견을 내 달라”는 갑의 말이 얼마나 곤란하고 난망한 말인지. 또 크든 작든 어떤 조직의 대표가 “우리 조직에서는 누구나 자신의 의견을 자유롭게 밝힐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 그 조직은 정말 위험한 곳일 가능성이 크다. 말해도 닿지 않거나 말할 수조차 없었던 중요한 말들이 부글부글 끓고 있는데, 대표라는 사람은 전혀 영문을 모르거나 모르고 싶어 하는 사람이라는 뜻이니까.노동자 개인이 자신의 일터에서 자유롭게 의견을 내기란 결코 쉬운
정부가 건강손상자녀 산재보험 적용을 추진하면서도 태아 건강에 영향을 미치는 유해인자 범위를 협소하게 설정한 탓에 제도 도입 취지가 무색해질 수 있다고 한국노총이 우려했다.한국노총은 23일 “건강손상자녀 유해인자 범위를 포괄적으로 규정해야 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고용노동부에 전달했다. 지난 1월 국회가 개정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에 따라 앞으로 임신 중인 노동자가 유해한 업무환경에 노출돼 출산한 자녀에게 부상·질병·장해가 발생하거나 자녀가 숨지면 산재보험을 적용받을 수 있다. 개정안은 내년 1월12일 시행된다.노동부는 시행
건설노조(위원장 장옥기)가 22일 오후 서울 여의도 일대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촉구하는 대규모 결의대회를 개최했다. 지난 12일 조합원 3만명이 모인 집회를 서울에서 개최한 지 열흘 만에 조합원 4만명이 다시 거리로 나섰다.현재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여야는 12월 임시회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을 논의하자는 의견을 모으고 있다. 건설업계는 16일 국회에서 국민의힘·국토교통부 관계자들과 간담회를 열고 제정안을 반대한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노조가 대규모 장외집회를 열자 대응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장옥기 위원장은 대회사에서 “지난해
쿠팡 물류센터 노동자 3명이 단순·반복적인 중량물 취급으로 인해 어깨·허리 등에 손상을 입었다며 산업재해보상을 신청했다.공공운수노조와 쿠팡노동자의 건강한 노동과 인권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21일 오전 서울 송파구 쿠팡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병원에서 근골격계질환을 진단받은 물류센터 노동자 3명이 근로복지공단 부천지사와 대구북부지사에 요양급여신청서를 냈다”며 이같이 밝혔다.노조에 따르면 이날 산재신청을 한 3명의 노동자는 경북 칠곡(2명)과 경기도 부천(1명)에서 일하고 있고, 어깨 회전근개파열, 족저근막염·건초염 등을 진단받은
고용노동부와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손을 잡고 디지털 기술을 이용한 스마트 장비로 산업현장 재해를 예방하기로 했다.21일 두 부처는 경기도 광명시 기아오토랜드 공장에서 디지털 기반 안전일터 조성 업무협약(MOU)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노동부와 과기정통부는 지난 8월 일터·생활·재난 등 3대 안전 분야 등에서 디지털 혁신 기술을 융합·활용하는 ‘디지털 기반 국민안전 강화방안’을 발표했다. 이에 따라 노동부는 내년부터 재해예방 효과가 입증된 디지털 기반의 스마트 안전장비를 발굴해 추락·끼임 등 산업재해가 다발하는 중소규모 취약사업장을 중심
안전보건공단이 7천여종 이상의 안전보건자료를 모은 ‘안전보건 자료실 목록집’을 만들었다. 공단이 산업재해 예방 활동을 위해 개발한 책자 등 출판 자료뿐만 아니라 동영상, 가상현실(VR) 등 시청각 자료들이 포함돼 있다.공단은 “온라인에 익숙하지 않은 중장년층 등이 방대한 자료 속에서 원하는 자료를 효과적으로 찾아서 활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목록집을 제작했다”고 21일 밝혔다.공단이 제공하는 자료를 오프라인에서도 쉽게 찾아볼 수 있도록 메뉴판 형식을 적용하고, 자료목록은 언어·업종·형태별로 분류 후 가나다순으로 정렬했다. 만약 사
지난해 9월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공청회 개최 이후 잠자고 있던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에 대한 논의가 다시 활기를 띨 것으로 보인다. 여야가 12월 임시국회에서 관련 논의를 하기로 한 가운데 건설노조는 22일 대규모 집회를 열고 입법을 요구한다.건설산업연맹과 한국건설안전학회는 21일 오전 국회도서관 소회의실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 필요성을 알리는 토론회를 개최했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조오섭·최인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심상정 정의당 의원, 제정안을 발의한 김교흥 민주당 의원이 함께 주최했다.건설안전특별법안은 국토위가 지난해 9월 공청회
코로나19 대유행의 시기가 지나, 어느덧 코로나가 익숙해진 일상을 살고 있다. 많은 노동자들이 업무를 수행하면서 코로나에 감염되고 있지만, 감염병의 특성상 명확한 입증이 어려운 게 사실이다. 때문에 근로복지공단은 노동자가 업무 수행 중 코로나에 걸려 아프거나 사망한 경우 업무수행 과정 중 감염될 가능성 여부를 조사한 뒤, 업무 이외 사적활동에 의한 감염 가능성과 비교·평가를 통해 업무관련성을 인정한다.그렇다면 이미 업무상 재해임을 인정받은 산재노동자가 치료를 받는 과정에서 코로나에 감염된 경우, 이를 업무상 재해로 인정할 수 있을까
수소는 인간이 지금까지 발견한 원소 중 가장 가볍고 간단한 구조를 가지고 있지만 제대로 관리하지 않으면 정전기만으로도 폭발사고가 일어날 정도로 위험한 물질이다. 지난 10년간 23건의 수소 관련 산업재해가 발생해 4명이 숨진 것으로 집계됐다.고용노동부는 17일 수소 사고 예방을 안전 매뉴얼을 제작·배포했다고 밝혔다. 이번 매뉴얼은 수소 취급 사업장 내 설비 운영과 일상점검, 정비보수 작업시 필요한 안전조치 등이 실렸다.수소로 인한 산재는 최근 들어 증가 추세다. 특히 정부가 ‘수소경제 활성화 로드맵’을 발표한 2019년 강원도 강릉
17일 오후 경기도 의왕시 오봉역 구내 양회(시멘트)단지, 오봉역 철도노동자 사망 현장에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방문했다. 주변에 깔린 자갈들 때문에 포장도로에서보다 느린 걸음걸이로 걸었다. 취재진들과 민주당 의원 보좌진들이 평탄한 선로로 가려고 몰렸다. 코레일 관계자들이 선로 위에 서지 말 것을 요구했다. 걸음걸이가 일제히 느려졌다. 선로를 둘러싼 철조망에는 넝쿨이 붙어 있었고, 쓰지 않는 폐선로가 방치돼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