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탕(최우식 분)의 판타지, 장난감(손석구 분)의 추리극, 그리고 송촌(이희준 분)의 누아르” 제작진이 뽑은 작품의 한 줄 카피다. 하지만 을 본 이들은 다 알 것이다. 한 명이 빠졌다는 걸. 바로 ‘사이드킥(조수)’ 노빈(김요한 분)이다.셜록 홈즈와 왓슨, 배트맨과 로빈처럼, 노빈은 자신이 히어로로 발굴한 이탕의 옆에서 사이드킥을 자처하는 인물이다. “저는 이게 운명이라고 생각합니다. 저랑 한 팀이 된다고 하면 아마 세상을 바꿀 수 있을 거예요.”(노빈) “저한테 원하는 게 뭐예요?”(이탕) “정의
2011년 9월20일 밤 서울 강남 룸살롱에서 방송통신위원회 상임위원 양문석씨는 방통위 규제를 받는 통신재벌 KT의 전무에게 수백만 원어치 술접대를 받았다.(한겨레 2011년 11월22일 1면) 그 자리엔 최종원 민주당 의원(국회 문화관광위원회 위원)도 함께했다. 국회 국정감사를 이틀 앞둔 시점이었다.양씨는 90년대 후반 전국강사노조 위원장으로 민주노총 중집위원이었다. 성균관대 언론학 박사학위를 받은 양 씨는 2001년 언론노조 정책위원을 시작으로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등으로 일했다. 공공미디어연구소와 미디어스 창간도 그의 작품
본지 2024년4월4일자 17면 “철도노동자가 원하는 정책1위는 ‘KTX-SRT 통합’ 기사에서 그래프 수치에 오류가 있어 바로잡습니다. 정확한 그래프는 홈페이지(labortoday.co.kr)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대기업의 주평균 노동시간은 45.0시간, 중소기업은 44.5시간으로 큰 차이가 나타나지 않는다. 한국노동연구원의 2022년 조사결과다. 2016년과 비교하면 대기업 44.7시간, 중소기업 46.9시간에 비해 대-중소기업 간 격차가 축소됐다. 2021년 7월 주 52시간 상한제가 5~49명 사업장으로 확대 시행된 긍정적 영향으로 해석할 수 있다.한국사회는 여전히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과 비교해 장시간 노동국가에 속하지만 그럼에도 우리는 짧은 기간 동안 노동시간을 대폭 줄인 경험을 가지고 있다. 2003년 노동시간 단축을 위
다음 주가 벌써 총선이네. 22대 총선이 코앞으로 다가오고 뉴스는 선거 이야기로 가득 차고 있다. 그런데 왜일까? 이번 선거는 별로 재미가 없다. 선거철에는 정당과 후보자가 주장하고 약속하는 정책들이 쏟아져 나오는 게 일반이다. 그리고 쏟아진 내용 속에서 활발한 토론을 통해 서로 합의하고 약속을 지키기 위한 구체적 로드맵을 형성하기도 한다. 어려운 과정이지만, 이 과정을 거칠수록 정치가 발전한다. 또한 우리 사회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는 과정에 큰 도움이 되기도 한다.그런데 지금은 어떤가? 다수 정당과 후보자들은 서로 물어뜯는 거
지난해 대한민국 노동시장에서 사장님들이 노동자들의 임금을 떼먹은 총액은 약 1조8천억원이다. 2022년 임금체불 총액 약 1조3천400억원보다 약 32% 증가한 수치다. 이러한 사회적 통계를 반영하듯 노동상담 분야에서도 임금체불 상담은 끊이지 않는다.한국노총이 운영하는 전국 노동상담소에서 2022년 기준 임금 미지급, 퇴직금 미지급 등 임금체불 사건은 연간 6천418건으로 전체 3만여 건의 상담 사례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한다. 하루에 17명 이상이 일터에서 일하고도 정당한 노동의 대가를 받지 못해 상담소의 문을 두드렸다. 민주노
광주지역 대학교에는 지난해 9월 기준 4천866명의 외국인 유학생(D-2 비자 소지자)이 있다. 학생 수 감소와 지방대 폐교 사태를 놓고 볼 때 결코 작지 않은 규모다. 유학생들의 한국어 습득과 한국 생활 적응을 위해 200여명의 ‘한국어 교원’들도 종사한다. 외국인 유학생들이 없다면 존폐 위기 대학의 미래 한 축을 한국어 교원들이 담당하고 있다. 그렇다면 이들은 그에 걸맞은 대우를 받고 있을까? 전혀 그렇지 않다.광주시비정규직지원센터는 지난해 9월 2주 동안 광주지역 대학에 소속된 한국어 교원들의 고용형태와 노동환경 모니터링 조사
2024년 4월2일자 16면 ‘김병권의 그린컬러’ 정기 칼럼이 1월9일자 칼럼으로 잘못 게재됐기에 독자 여러분께 사과드립니다. 새 칼럼은 홈페이지(labortoday.co.kr)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이 글은 7개 학술·사회단체(민변·민주화를위한전국교수협의회·교수노조·학술단체협의회·산업노동학회·한국비정규직노동단체네트워크·한국비정규노동센터)의 비정규직 정책 질의서 결과를 바탕으로 작성했다. 총선이 1주일 앞으로 다가왔다. 약속과 달리 지난 21대 총선에 이어 거대 양당 비례위성정당이 다시 등장했다. 이번에도 정책선거는 사라지고 어김없이 진흙탕 싸움이 이어지고 있다. 마찬가지로 노동 의제는 찾아보기 어렵고, 여러 거대 세력이 등장해 상대 세력을 내리깎고 자기 세력을 확대하는 데 전력을 쏟아내고 있다. 고래싸움에 새우 등
22대 총선이 본격화되면서 지역별 특화 공약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여기서 한 가지 눈여겨볼 대목은 지역 ‘수소경제’ 공약이다. 국민의힘과 민주당 구분 없이 상당한 지역에서 수소경제 공약이 발견되기 때문이다. 국민의힘은 충북과 경남에서 ‘수소특화단지’를 공약했고 동해안 지역에 ‘수소도시벨트’ 공약, 강원에 ‘수소저장과 운송클러스터’ 공약을, 그리고 제주에 ‘수소차 테스트 베드 설치’를 약속했다.한편 민주당 역시 충북에 ‘수소산업 인프라’를 약속했고 울산에는 ‘조선업 분야 수소연료선박 인프라’를 구축하겠다고 공약했다. 강원에도 ‘청
1. ‘정권 심판이냐, 국정 안정이냐’. 4·10 총선을 앞두고 주요 정당과 국회의원 후보들은 여야를 갈라 여당은 윤석열 정부의 안정적인 국정 수행을 위해서, 야당은 윤석열 정권을 심판하기 위해서 국민들에게 표를 달라고 하고 있다. 다른 건 없다. 다른 무엇이 비집고 들어갈 틈도 없을 정도로 오늘 이 나라는 이렇게 외치며 갈라져 싸우고 있다. TV를 틀어도, 유튜브를 봐도 온통 그렇다. 여기서 내가 만약 노동자를 위해서, ‘노동이냐, 자본이냐’를 외치기라도 한다면, 뜬금없다고 여길 정도다. 일반노동자는 물론, 심지어 노조 조합원도
CBS 에서 진중권이 하차했다. 요란한 퇴장이었다. 생방송 도중에 한동훈의 “개 같은 정치” 발언은 다뤄도 이재명의 막말들은 다루지 않는다며 CBS 방송의 ‘불공정성’을 성토하던 그는 단 하루 만에 입장을 뒤집었다. 그 ‘불공정한’ 방송이 실은 대한민국에서 가장 ‘공정한’ 방송이라고 주장하며 계속해서 시청해 달라는 말을 끝으로 방송을 떠났다. 그의 좌충우돌보다도 더 흥미로운 건 그가 자신의 행위를 정당화하는 논리였다. 이쪽에 불리한 얘기만 하고 저쪽에 불리한 얘기는 하지 않으니 불공정하다는 논리는 본디 더불어민주
타인(사용자)에게 종속돼 자신(노동자)의 피와 땀으로 재화와 서비스를 만들어 내는 육체적·정신적 과정은 반드시 위험을 내포하기 마련이다. 안타깝게도 이따금(우리 사회에서는 더 안타깝게도 꽤 자주) 이런 위험성이 현실화해 노동자들이 다치거나 아프고, 심지어 때로는 생명을 잃기도 한다. 어떠한 육체적·정신적 과정이 아무런 위험 없이 이뤄질 수 있겠는가만, 생산수단을 소유하지 못한 이유로 (이를 소유한) 사용자에게 종속돼 자신의 의지와 무관하게 지시되는 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노동자들에 대해서는, 그 위험의 발생에 대한 안전망을 일정 부분
다섯 사람A는 방송산업에서 일하는 프리랜서다. 나가서든 집에서든 늘 일에 묶여 있다. 재택이라고 하면 쉬는 줄 알지만 천만의 말씀이다. 주중이든 주말이든 일한다. 빡센 노동과 불안한 삶을 하소연할 곳이라곤 업계 동료들과 정보를 주고받는 온라인 카톡 대나무 숲일 뿐 노조 근처에도 가보지 않았다. B도 방송계에서 일하다가 그래도 기대를 가지고 노조에 가입했지만 처음 기대와 달리 노조는 너무 약해 방송사 정규직에게도 무시당하고 같은 업계 선배의 횡포에 눈치 보며 산다.C는 대기업의 사무직이다. 좀 더 나은 직장 생활을 위해 노조에 가입했
22대 국회의원 선거 공식선거운동 개시를 전후해 여야 지도부의 거친 언사가 연일 언론에 오르내리고 있다. 주요 격전지에 지원 유세를 가서 지지를 호소하다 보니 강성 발언이 나오나 보다 하고 넘어가려 해도 비속어까지 등장하니 눈살이 찌푸려지곤 한다.여당의 한동훈 비상대책위원장과 제1야당 더불어민주당의 이재명 대표 간 날선 공방이야 어제오늘 봐온 게 아니지만, 조국혁신당의 조국 대표가 참전하는 모양새라 역동적이기까지 하다. 연초에는 이준석 개혁신당 대표와 이낙연 새로운미래 대표가 언론에 자주 등장했는데, 갈라선 후에는 주목도가 확실히
사회적 대화를 협의로 규정한 배경에는 민주노총의 강한 제안이 있었다. 하지만 다른 주체들도 이미 새로운 사회적 대화기구가 ‘합의를 지향하는 협의기구’라는 사실에 합의하고 있었던 터라 민주노총의 제안이 뜬금없는 것은 아니었다. 협의가 합의의 도출을 배제하지 않을뿐더러 적극적으로 다수자의 최대화를 추구한다는 점에서 ‘합의를 지향하는’이란 건 비 온 뒤에 물주기만큼이나 불필요한 수사였다.민주노총이 협의기구로서의 성격을 요구한 배경은 짐작할 수 있다. 한 마디로 정부의 반노동정책에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것이었다. 사회적 대화기구에서 의결
지난달 6일, 현대제철 인천공장에서 폐수처리시설 청소 작업에 투입된 원·하청 노동자 7명이 질식 사고를 당했다. 재해자 중 30대 노동자는 결국 숨지고 말았다.언론에 따르면, 밀폐작업 허가서를 끊었지만 산소마스크가 아닌 방진 성능만 있는 마스크를 착용한 채 작업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처음 투입된 재해자들이 공정 내 발생하고 있는 불산 가스로 쓰러지면서 이들을 구하기 위해 투입된 인원들도 질식하면서 사고가 커진 것으로 알려졌다.해당 시설은 밀폐공간으로 분류된 장소기도 했다. 공정 입구엔 밀폐공간 경고표시가 부착돼 있었던 만큼, 이
저출생은 한국 사회의 중요한 담론이지만 수십 년째 정부와 정치권은 헛발질만 하고 있다. 이젠 이들이 문제를 해결할 진정성이 있는지도 의심스럽다. 언론도 마찬가지다.언론은 지난 16년 동안(2006~2021년) 280조원이라는 막대한 예산을 투입했는데도 합계 출산률이 매년 하락해 “헛돈을 썼다”고 비판해 왔다. 조선일보는 2018년 12월12일 주경철 서울대 교수 칼럼에서 “장려금 지급 등의 설익은 정책에 예산을 낭비하지 말고 긴 안목으로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조선일보는 이 칼럼에 ‘고대 스파르타식 저출산 해법은 통하지
냉면은 면을 압착, 분창(크기에 따라 면의 가늘고 굵은 정도를 조절하는 구멍 난 통)으로 뽑아내는 메밀국수에 고명과 육수를 더해 사계절 차게 먹는 세계에서 유일무이한 음식이다. 냉면은 무미(無味)의 미(味)라는 역설 위에 존재한다. 육수는 맹물처럼 밍밍하다. 이게 도대체 무슨 맛이란 말인가. 맛의 구체성을 확인하기 어렵고 손수 만들어 먹기도 어렵다. 제분과 반죽 즉시 면을 뽑아야만 메밀의 곡물 향, 수줍고 은은한 단맛이 겨우 코와 입에 닿는다.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꿩고기를 삶아 내 만드는 최고의 육수라고 하지만 차가운 온도
한국에서 처음 공연하는 음악가는 지구상 어딘가에 존재하는 자신의 팬을 만나는 일에 큰 설렘을 느끼기 마련이다. 그렇기에 한국 팬들과 공연 분위기에 대한 궁금증이 많은데, 우리는 다른 국가에 비해 한국 팬들은 공연과 음악 자체에 몰두하는 모습을 보이는 편이라고 말하곤 한다. 실제로 장르에 따라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대부분 공연을 숨죽여 감상하는 경향이 있고 이 차이의 가장 큰 원인을 주는 것은 특이하게도 술이다.그렇다. 한국 실내 공연장에서 주류를 판매하는 것은 금지돼 있다. 술뿐 아니라 어떤 종류의 음식물 반입도 불가능하다. 뚜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