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노총 2기 임원직선제가 한창이다.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6일까지 조합원 투표가 진행된다. 2기 임원직선제의 관전 포인트는 세 가지다. 첫째, 공공부문에서 다수의 위원장 후보를 배출한 점이다. 4파전으로 치러지는 이번 선거에서 윤해모 위원장 후보(금속노조 현대차지부)를 제외한 김명환·이호동·조상수 위원장 후보(기호순)가 공공운수노조(옛 공공운수노조·연맹) 출신이다. 김명환 후보는 철도노조 위원장을 역임했고, 조상수 후보는 현 공공운수노조 위원장이다. 이호동 후보는 발전노조 위원장을 지냈다.지난 1기 임원직선제에는 정용건(사무금융
국회가 올해 정기국회에서 꼭 처리해야 할 노동법안은 무엇일까. 지난 6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은 20대 국회에서 계류 중인 법률안 가운데 77건을 추렸다. ‘정기국회 법률안 의견서’에 따르면 66건의 법률안은 가장 시급하게 처리해야 할 법안이다. 11건의 법안은 입법을 저지해야 할 법안으로 분류했다. 이 가운데 노동법안은 12건이다. 여야 많은 의원들이 노동시간과 관련한 근로기준법 개정 법률안을 발의했다. 이찬열 더불어민주당 의원·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유승민 바른정당 의원 등 11명이 이 대열에
예산 국회가 시작됐다. 국회는 이달 1일부터 다음달 2일까지 내년 정부 예산안을 심의한다. 문재인 정부 첫 예산은 429조원에 달한다. 올해 대비 정부 예산 증가율은 7.1%다. 2009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편성한 정부 예산안 가운데 가장 높은 증가율이다.새 정부 첫 예산은 집권 5년을 내다볼 수 있는 지표다. 문재인 대통령은 1일 시정연설에서 “그동안 작은 정부가 선이라는 고정관념 속에서 국민 개개인은 자신과 가정을 지키기 위해 사력을 다했다”며 “모든 책임을 스스로 짊어졌던 국민들께 이제는 국가가 국민의 삶을 책임지겠다고 나
가을 전어를 곁들인 대통령과의 만찬이 끝났다. 노사정 사회적 대화 복원을 에둘러 표현했다는 만찬은 나름대로 의미를 채웠다. 지난 24일 문재인 대통령과 노동계 대표단이 사회적 대화 복원에 공감해서다.민주노총이 불참해 반쪽 만찬에 그쳤지만 사회적 대화만큼은 뚜렷이 부각됐다. 만찬 식탁에 오른 콩나물밥·추어탕·전어는 물론이고 민주노총 불참과 관련한 논란까지 사회적 대화 관심을 높이는 데 일조했기 때문이다.대통령과의 만남에 참석하든 불참하든 노동단체의 선택일 뿐이다. 선택을 둘러싼 논란은 스스로가 감당하면 된다. 더 이상 노동단체 선택을
문재인 대통령이 장시간 노동 근절 선언을 했다. 지난 16일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문 대통령은 노동시간단축을 강조했다.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에 이은 장시간 노동 근절 선언은 한 묶음처럼 새 정부가 던지는 노동 메시지로 자리매김했다. 두 선언이 하나로 모아지는 꼭짓점은 ‘질 좋은 일자리 창출’이다.노사 반응은 엇갈린다. 노동계는 환영의사를 표명한 반면 경영계는 반발하고 있다. 이미 전국경제인연합회 부설 한국경제연구원은 “노동시간이 단축되면 기업은 생산량을 유지하기 위해 연간 12조원을 부담해야 한다”며 경영계 입장을 대변했다.
공무원은 오전 9시에 출근해 오후 6시에 칼퇴근할 수 있는 직업일까. 현실은 정반대다. 대다수 공무원이 야근을 밥 먹듯 한다. 업무가 많은 탓도 있지만 시간외수당(초과근무수당)을 포기할 수 없는 여건도 작용한다. 그렇다면 대한민국 공무원은 어느 정도 초과근무를 할까. 불행히도 정확히 아는 사람이 없다. 정부도 모른다.인사혁신처는 그간 “비현업(일반직) 공무원 1인당 월 평균 초과근무시간은 20시간 정도”라고 했지만 이것은 신뢰성이 낮은 통계다. ‘2개 기관 샘플조사’를 바탕으로 파악한 것이기 때문이다. 인사혁신처는 노사공동연구회에
1998년 외환위기 이후 기업들의 외주화는 대세였다. 외주화는 곧 성공모델과 등식이었다. 제조·유통업계에서 외주화는 선택이 아니라 필수였다. 모든 직종 또는 직무에서 외주화가 이뤄졌고, 불법적인 ‘임금 꺾기’도 성행했다. 이제는 이런 관행이 통용되지 않을 것 같다. 적어도 불법·탈법을 은폐한 외주화에는 제동이 걸린 것으로 보인다. 최근 파리바게뜨에 대한 불법파견 판정이 그 사례다.파리바게뜨 제빵기사는 협력회사(파견회사) 소속으로 도급계약을 체결한 가맹점에 파견된다. 협력회사는 파견사업주이며, 가맹점주는 사용사업주 격이다. 이렇게 보
이명박 정부 블랙리스트 수사가 한창이다. 국가정보원 주도로 만들어진 블랙리스트와 화이트리스트는 한마디로 꼴불견이다. 반정부 성향 인물을 찍어 내고, 친정부 성향 인물을 지원하는 차별리스트이기 때문이다. 이명박 정부는 노동의 권리와 차별을 금지한 헌법 조문을 휴지 조각으로 만들었다.되돌아보면 이명박 정부만큼 헌법을 경시하고 훼손했던 정부는 없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박기성 전 한국노동연구원장이 아예 “노동 3권을 헌법에서 빼는 것이 소신”이라고 말했을 정도다. 박 전 원장은 2009년 9월17일 국회 정무위원회에서 ‘노동 3권 발언’
정말 방법을 찾지 못한 것일까.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 전환은 불가능한 것일까. 이낙연 국무총리는 지난 13일 국회에서 열린 대정부 질문에서 ‘전환 불가’라고 못 박았다. 이 총리는 “기간제 교사의 정규직화는 법적으로 불가능해 법을 어기면서까지 강행하기 어렵다”며 “해당 교사들이 기대했을 텐데 미안하고 처우개선으로 부응하겠다”고 밝혔다.이 총리 얘기를 반박하긴 어렵다. 교원공무원법에 따르면 교원은 임용시험을 통해 공개채용을 해야 한다. 정규직 전환 대상자인 4만여명의 기간제 교사ㆍ영어회화 전문강사ㆍ초등 스포츠강사들이 임용고시를 보지
좋은 일자리 도시 국제포럼이 지난 6일 성황리에 끝났다. 국제포럼을 주최한 서울시와 10개 도시정부, 노동계와 노동전문가들은 좋은 일자리 도시 네트워크 구성이 담긴 ‘서울선언’을 채택했다. 가이 라이더 국제노동기구(ILO) 사무총장이 방한한 이번 행사는 노사 단체는 물론 정부·국회에 깊은 인상을 남겼다. 문재인 대통령은 4일 가이 라이더 사무총장과의 면담에서 ILO 핵심협약 비준 의지를 다시 한 번 보여 줬다.국제포럼이 주는 여운이 큰 가운데 행사 의미가 뚜렷하게 부각하지 않아 아쉽다. 공교롭게도 북한 핵실험으로 남·북과 미·북의
기아자동차 노사의 통상임금 소송 1막이 끝났다. 31일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41부는 “정기상여금은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노동자 손을 들어줬다. 금속노조 기아차지부는 2011년 정기상여금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며 소송을 냈다. 재판부는 논란이 일었던 신의성실 원칙(신의칙) 적용을 배제했다. 노조측은 사실상 승소한 것으로 여긴 반면 기아차측은 판결에 불복해 항소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소송 제기 6년 만에 내려진 판결이지만 2심과 3심을 고려하면 갈 길이 멀다.당초 기아차측은 통상임금 소송에서 패소하면 경영상 위기에 몰릴 것이라고 주장
특수고용직 노동조합이 설립신고서를 제출하면 고용노동부는 어떻게 처리할까. 과거에는 설립신고서를 반려할 가능성이 100%였다. “근로자 아닌 이들이 노조에 가입해 있다”는 이유였다. 적어도 이명박·박근혜 정부는 이런 기조를 유지했다.문재인 정부는 어떨까. 민주노총 서비스연맹 택배연대노조·대리운전노조가 이달 말 고용노동부에 설립신고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한다. 이들은 ‘특수고용직 노조’이며, 그간 법외노조로 활동했다. 두 노조의 설립신고서 제출로 문재인 정부가 시험대에 오를 것으로 예상된다. 문재인 정부는 “특수고용직에게도 노조할 권리
두 명의 마필관리사를 떠나보낸 후 노사가 협상테이블에 앉았다. 부산경남경마공원 소속 박경근·이현준 마필관리사가 세상을 등진 지 석 달여 만이다. 두 마필관리사는 한국마사회를 비판하며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마사회와 공공연맹·공공운수노조는 지난 16일 ‘말관리사 직접고용 구조개선 협의체’ 구성에 합의했다. 협의체는 11월 말까지 석 달간 가동된다. 노사는 본격적인 협상에 앞서 선행조치에 합의했다. 핵심은 고용을 안정화하되 임금 투명성을 제고하고 노조활동을 보장하는 것이다. 아울러 부산경남경마공원노조(위원장 양정찬)는 조교사협회와 단체
공무원노조 간부 또는 정부 관계자와 대화하다 보면 어리둥절할 때가 있다. 노동시간단축을 염두에 둔다면 유연근무제 도입은 필수적으로 검토해야 한다. 여기에 시간선택제·시차 출퇴근제·집중근무제·보상휴가제(근로시간계좌제) 등이 포함된다. 연간 노동시간이 1천800시간에 도달한 나라에서 유연근무제는 흔하다. 우리는 연간 노동시간이 2천200시간에서 2천300시간이나 된다. 그럼에도 노조간부와 정부 관계자 모두 부정적으로 반응한다. 왜 그럴까.유연근무제가 사용자 마음대로 노동시간을 조정할 수 있는 제도라는 비판도 있지만 이런 비판은 현실과
온통 ‘뒷북’이다. 지난 6일 경부고속도로 만남의광장 휴게소 부근에서 일어난 광역버스 7중 추돌사고 후 정부기관의 모습이다. 운전기사의 졸음운전으로 18명의 사상자가 발생했으니 그 행보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담당부처인 국토교통부는 대대적인 현장 실태조사에 나섰다. 경찰청은 9월20일까지 수사·교통인력 1천700명을 투입해 두 달 동안 교통사고 원인행위 집중단속을 한다. 고용노동부도 광역버스 등 107곳의 버스업체에 근로감독을 들어갔다. 광역버스다 보니 광역자치단체 대부분도 버스업체 안전점검에 나섰다. 이쯤 되면 버스와 관련된 모든
문재인 정부 ‘공공기관 비정규직 제로 대책’의 윤곽이 드러났다. 정부는 20일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추진 계획(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5월12일 '공공부문 비정규직 제로' 선언을 한 뒤 두 달여 만이다. 정부는 특별실태조사를 바탕으로 9월 말에 비정규직 정규직 전환 로드맵을 발표한다. 앞서 가이드라인은 일종의 시그널인 셈이다. 주 대상은 공공기관이지만 민간부문도 겨냥했다고 볼 수 있다.가이드라인을 보면 과거 정부와 차별화한 점이 눈에 띈다. 우선 절차다. 정부는 그간 전문가협의·노정협의·공공기관
벌써 11년째다. 날짜를 헤아려 보니 13일로 4천153일째다. KTX 해고 승무원의 잃어버린 시간이다. 20대 중반 취업한 이들이 어느새 30대 중반이 됐다. 남은 해고 승무원 33명 가운데 가정주부가 된 이도 있지만 대다수는 불안정한 일자리를 전전하고 있다. 이들은 복직의 꿈을 접지 않았다. KTX 해고 승무원 문제 해결을 위한 대책위원회는 지난 3일 국정기획자문위원회를 방문해 정책제안서를 전달했다. 지난 10일부터 복직을 위한 기도회·토크콘서트도 열리고 있다.KTX 해고 승무원의 수난은 2004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KTX
지난 5일 취임한 김상곤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은 교육개혁의 아이콘이었다. 이명박 정부 시절 경기도교육감이었던 김 부총리는 혁신학교 도입에 앞장섰다. 촛불혁명의 열망을 안고 출범한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을 이끌 수장으로 손색이 없다. 김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두 가지를 강조했다. 교육적폐 청산과 사회적 대화에 의한 교육개혁이 그것이다.김 부총리는 취임사에서 “새 정부 교육정책의 출발은 교육부의 지난 과오에 대한 자기 성찰을 전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문재인 정부의 교육개혁 첫걸음은 적폐청산임을 분명히 한 것이다. 선결조건은 전국
최근 제조업 노동계는 흥미로운 제안들을 했다. 제조업 부활을 위해 사회적 대화기구를 구성하는 것과 격차 해소를 위해 연대기금을 조성하자는 제안이다. 전자는 지난 28일 공식 출범한 양대 노총 제조연대가 주장한다. 후자는 민주노총 금속노조와 현대차그룹 계열사 지부들이 최근 제안한 사안이다. 그렇다면 이런 제안들은 임금교섭과 구조조정 반대에 힘을 실었던 제조업 노동운동의 변화를 의미하는 것일까. 주로 ‘방어와 저지’에 쏠렸던 제조업 노사의 임단협 풍경은 바뀌는 걸까.문재인 정부 출범 후 양대 노총 제조업 노동계가 한목소리를 낸 것은 처
굳게 닫힌 문이 열린 지난 21일, 이재헌 금속노조 갑을오토텍지회장은 출근하는 조합원에게 인사를 건넸다. 그는 이날 오전 6시30분부터 출근하는 조합원들에게 “수고하셨습니다”라며 인사를 했다. 조합원은 이 지회장에게 “고생했습니다”라며 반가움을 표시했다. 갑을오토텍이 직장폐쇄를 강행한 지 331일 만에 맞는 화기애애한 모습이다.연신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는 이 지회장은 팔에 검은 완장을 맸다. 지난 4월 직장폐쇄 장기화에 항의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김종중 조합원의 장례절차가 남아있어서다. 맏상주를 자임한 이 지회장은 고인의 명예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