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시민·사회단체가 부정경마와 채용비리 의혹을 제기하는 유서를 남기고 극단적 선택을 한 고 문중원 기수의 장례를 치르기 위해 총력전에 나섰다. 고 문중원 기수 시민대책위원회는 19일로 사흘째 서울 도심에서 오체투지를 했다. 이날 오전 삼성 해고자 김용희씨 고공농성장인 서울 강남역 2번 출구에서 출발해 신사역·한남대교를 거쳐 한강진역까지 6킬로미터 구간을
경비업법에 따라 경비업무만 해야 하는 은행경비원이 은행직원 지시로 고유업무 외 업무에 시달리는 것으로 드러났다. 용역업체 소속으로 짧게는 3개월, 길어도 1년씩 반복되는 근로계약 갱신 탓에 부당한 업무지시를 거부하기 힘든 상황이다. 일부 용역업체는 “원청의 은행경비원 교체요청이 있을 경우 해고(할 수 있다)”라는 내용의 서약서를 은행경비원들에게 강요하고 있
“(아이에게) 사람들이 여기서 뭐 하는 거지? 아빠 좋은 데 가라고 기도하는 거야. 말 안 들으면 안 돼.”“죽었다고? 뭐야 그게?”“조금 있다가 절할 때 같이 잘하면 초콜릿 과자 줄게. 2개 줄게.”“정말, 정말?”부산에서 올라온 고 문중원 기수의 여섯 살 막내아들은 넓은 조계사 극락전이 마음에 들었던 모양이다. 사람들 틈 사이를 이리저리 뛰어다녔다. 이모는 막내조카를 무릎에 앉힌 뒤 우유를 쥐여 줬다. 아홉 살 큰딸은 오랜만에 만난 엄마 옆에 고개를 숙이고 조용히 앉아 있었다.문중원 기수 사망 49일, 유가족 장례 없이 49재렛
15일 오후 대구 남구 영남대의료원 사거리 앞. 한쪽 도로면이 남색 또는 연두색 노조 조끼를 입고, 머리에 ‘단결 투쟁’ 빨간 띠를 두른 사람들로 가득 찼다.민주노총이 영남대의료원 노조 정상화와 해고자 복직을 요구하며 연 결의대회 참석자들이다. 박문진 보건의료노조 지도위원이 지난해 7월1일 영남대의료원 옥상 고공농성에 들어간 지 199일째. 해를 넘기도록 노사 입장차가 좁혀지지 않자 민주노총은 산하 노조 간부·조합원들과 결의대회를 열었다. 이날 대회에는 민주노총 충청권·영남권 노조 간부·조합원과 보건의료노조 전임 간부를 비롯한 4천
병원과 대학에 청소·경비 노동자를 파견하는 업체인 태가비엠이 노조파괴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는다. 이 회사는 2018년 고용노동부 고용노동행정개혁위원회가 발표한 활동결과보고서에 노조 무력화 및 부당개입 관련 실태 사례로 언급되기도 했다. 14일 공공운수노조 서울지역공공서비스지부에 따르면 노동부는 태가비엠에서 벌어진 노조탈퇴 강요·특정 노조 지원·체불임금을
8일 오전 서울 종로구 KT빌딩 앞에 10여명의 사람들이 나란히 섰다. 손에는 ‘서울반도체 방사선 피폭사고 문제해결 촉구 기자회견’이라고 쓰인 현수막을 붙들었다. KT빌딩 13층에는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입주해 있다. 지난해 7월 서울반도체 사내하도급 회사에서 일하다 방사선에 피폭된 23세 대학 현장실습생의 아버지 이아무개씨의 호소가 울려 퍼졌다. “제 아
한국철도공사(코레일)가 지난해 11월 인사발령 문제로 상급자와 갈등 후 스스로 목숨을 끊었던 정아무개(사망당시 38세)씨 죽음이 직장내 괴롭힘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결론을 내려 논란이 일고 있다. 유가족과 철도노조는 “경찰 조사에서 상급자에 의해 과도한 스트레스를 겪었다고 밝혀졌는데도 코레일이 이를 무시했다”고 반발했다. 7일 고인의 유가족과 노조에 따르
눈물인지 빗물인지 모를 게 쌍용자동차 해고자 46명의 얼굴 위로 흘러내렸다. 해고된 지 만 10년7개월 만의 출근을 축하하는 꽃다발이 많았지만, 주는 이나 받는 이나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울지 않으려고 했는데 비가 오니까 울게 되네요.”해고자 이덕환씨는 “막힌 가슴이 뻥 뚫리지가 않는다”며 “공장에 들어가서 자동차를 만들 수 있다는 게 좋았는데, 그것마저 회사와 기업노조가 꺾어 놨다”고 울먹였다. 그는 “우리는 떳떳하다”며 “떳떳하게 어깨 펴고 정문을 통과해 안에서 싸워 우리 일자리를 찾겠다”고 말했다. 울먹이며 결의를 다
청주시가 백제유물전시관에서 수년 동안 일한 학예사를 부당하게 해고했다는 논란에 휩싸였다. 6일 노동계에 따르면 청주시는 이달 1일부터 청주문화원이 위탁관리하던 백제유물전시관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백제유물전시관은 2001년 문을 열었다. 청주시 산하 청주시문화산업진흥재단이 운영을 맡았다. 2008년부터는 청주문화원이 관리했다. 청주시는 “백제유물전시관의
정부가 기업은행장으로 청와대 관료 출신 인사를 임명하자 노동자들이 출근저지 운동을 시작했다. 5일 금융노조 기업은행지부(위원장 김형선)에 따르면 지부는 이날 현재 서울 중구 기업은행 본점에 투쟁본부를 설치하고 윤종원 기업은행장의 출근 여부를 감시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 2일 윤종원 전 청와대 경제수석을 기업은행장으로 임명했다. 노조와 지부는 “윤종원 전
“고통도 없고 편히 숨 쉴 곳엘 가기 위해….”(이명화 기수 유서)“부산경마장 기수들이 최고 힘들고 불쌍해. 도대체 부산에서 몇 번의 자살 시도냐.”(박진희 기수 유서)“입사 이래 5번의 골절, 한 번의 뇌진탕, 수많은 상처들 (중략) 이제는 그런 쳇바퀴에서 벗어나려 합니다.”(박용석 마필관리사 유서)“X 같은 마사회”(박경근 마필관리사 유서)“도저히 앞이 보이질 않는 미래에 답답하고 불안해서 살 수가 없다.”(문중원 기수 유서)2005년 이명화(사망당시 26세) 기수, 2010년 박진희(사망당시 28세) 기수, 201
경자년 새해에도 해 넘긴 노동자들의 절박한 투쟁이 계속될 전망이다. 새해 첫날 해고자 신분이 된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 노동자들, 복직이 무기한 연기된 쌍용자동차 노동자들, 임금·단체협약 체결을 위해 200일 가까이 전면파업 중인 일진다이아몬드 노동자들이 극한 투쟁을 예고하고 있다.◇“585명 전원 복직 때까지 투쟁”=2018년 공장 정상화와 고용유지를 약속하며 정부에서 8천100억원을 지원받았던 한국지엠의 셈법에 비정규직은 애초부터 열외였던 것일까. 한국지엠 창원공장 비정규 노동자 585명은 1일 해고자 신분이 됐다. “함께 살
오은주씨가 남편 영정 앞에 떡국을 올렸다. 달걀부침·나물무침·고기볶음을 쥔 젓가락이 떨렸다. 그리 많지 않은 양의 고명을 올리는 데 시간 한참 걸렸다. 뒷모습을 지켜보는 이들은 고개를 숙인 채 손으로 얼굴을 훔쳤다. 떡국에서 김이 모락모락 피어올랐다. 태안 화력발전소 비정규직 고 김용균씨의 어머니 김미숙씨가 음식을 준비했다.문중원 기수 서울분향소, 영정 앞 떡국 올리며 새해 맞아1일 오전 서울 광화문 일대에 가루눈이 흩날렸다. 정부서울청사 앞에 세워진 고 문중원(사망당시 40세) 기수 분향소는 조문객을 맞을 준비를 마쳤다. 고인이
올해도 탄력근로제 확대를 포함한 노동시간단축 후퇴 논란이 최대 이슈가 될 전망이다. 3년 연속 노동시간단축이 ‘주목할 노동이슈’ 1위를 차지했다. 올해 ‘주목할 인물’에는 21일 임원선거에서 당선될 새 한국노총 위원장이 1위에 올랐다. 가 지난달 18일부터 26일까지 노사정·전문가 100명을 대상으로 ‘2020년 올해의 주목할 노
한국수력원자력에서 방사선 관리업무를 하는 용역업체 노동자들이 파업 채비를 갖추고 있다. 30일 공공연대노조에 따르면 한수원에서 발전소 방사선 안전관리 업무를 수탁한 용역업체 ㅎ사와 노조 방사선안전관리지회는 8월부터 이달 초까지 7차례 올해 임금·단체교섭을 했지만 입장차를 좁히지 못했다. 경북지방노동위원회는 23일 조정중지 결정을 내렸다. 지회는 24일부
자동차 휠 제조업체 ASA 완주공장에서 이주노동자가 리프트에 끼여 숨지는 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전북지역 노동계가 “사측 부당노동행위가 부른 인재”라며 고용노동부에 특별근로감독을 요구하고 나섰다. ASA는 지난 8월 금속노조 ASA지회가 만들어지자 지회간부를 전보·징계하는 등 노조탄압 의혹이 불거진 곳이다. 30일 민주노총 전북지역본부와 금속노조 ASA지회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또다시 폭발사고가 발생해 5명이 크고 작은 부상을 입었다. 포스코가 안전혁신 비상대책TF를 만들고 1조1천억원 안전투자 계획을 밝혔지만 노동자들은 사고에 무방비로 노출돼 있다는 비판이 높다.25일 광양경찰서와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24일 전남 광양시 금호동에 있는 포스코 광양제철소에서 폭발사고가 일어났다. 광양제철소 포스하이메탈공장에서 이날 오후 1시14분께 두 차례 굉음과 함께 시꺼먼 연기가 하늘로 솟구치면서 화재가 났다. 이 사고로 현장에서 근무하던 포스코ICT 노동자 3명과 포항산업과학연구원(RIST)
최근 한국화이바 특수선사업부에서 일하던 노동자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가운데 유가족이 “직장내 괴롭힘에 따른 죽음”이라며 고용노동부와 경찰에 철저한 조사를 촉구하고 나섰다.23일 유가족에 따르면 김아무개씨가 이달 9일 회사 기숙사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경찰은 타살 흔적이 없다며 사건을 자살로 결론 내리려 했으나 유가족은 김씨가 2017년 철도사업부에서 특수선사업부로 이동한 뒤 지속적으로 업무 스트레스를 호소했다며 직장내 괴롭힘에 의한 타살이라 주장하고 있다.김씨의 형 김상범씨는 “대리를 단 지 얼마 안 됐는데 상사들이 일을 제대로
전남대병원이 파견·용역 노동자 정규직 전환 방식과 관련해 직원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자회사 선택을 유도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보건의료노조는 23일 정오 전남대병원 행정동 앞에서 결의대회를 열고 “전남대병원이 설문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부당·부정행위를 했다는 사례를 다수 제보받고 구체적 정황을 확인했다”며 “전남대병원은 자회사 추진 여론몰이를 중단하고 직접고용에 나서라”고 요구했다.노조에 따르면 전남대병원은 지난 19일과 20일 교수·의사·간호사·의료기사를 비롯한 병원 정규직 직원 3천여명을 대상으로 용역노동자 정규직 전환 방식에
서울 동작경찰서 구내식당에서 영양사로 6년간 일한 A씨는 최근 경찰서에서 “앞으로 6개월 동안 한 주에 2일만 일하라”는 통보를 받았다. 지금껏 1년 단위로 계약하고 주 5일 일했던 그는 근로계약 변경 요구를 거부했다. 돌아온 답변은 “그러면 그만두라”는 해고통보였다. A씨는 이달 말까지만 일하고 해고될 처지에 놓였다. 공공운수노조 서울지부는 18일 오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