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현장이 ‘죽음의 일터’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건설업 산업재해를 획기적으로 예방하려면 특단의 조치가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높다.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안이 지난해 9월 발의된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다. 그런데 국회에서 제대로 된 논의도 하기 전에 정부 부처 간 갈등으로 법 제정에 빨간불이 켜졌다. 가 19일 건설안전특별법을 둘러싼 국토교통부와 고용노동부의 서로 다른 목소리를 취재했다.오늘도 건설노동자 1명은 싸늘한 주검이 된다지난해 산재로 사망한 882명 가운데 건설노동자는 절반이 넘는 458명이다. 올해도 이런 추
“나는 ‘노가다’ 체질인가 봐요. 제가 남자보다 힘이 더 센 것 같아요.”(50대 여성 교육생 이아무개씨)“폼을 맞추고 이런 게 재미있더라고요. 구조물이 만들어지는 것이 눈에 보이니까 뿌듯하기도 하고. 하하하하.”(40대 여성 교육생 김아무개씨)“우리 나이 대 친구들은 ‘노가다 잡부 아니냐’, 그렇게만 생각할 텐데, 경험도 안 하고 그런 말 하지 말고 우선 해 봤으면 좋겠어요.”(20대 남성 교육생 문아무개씨)건설업은 고령화된 업종이다. 2018년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전체 건설노동자 대비 50대 이상 비중은 51.8%다. 반면 2
임금·단체협상을 앞두고 노조가 조합원 교육을 진행하고 사업장 선전사업을 강화했다. 그러자 사용자는 “경영난”을 호소한다. “회사가 몇 년간 계속 경영적자에 허덕이고 있으니 노조가 양보해 달라”는 것이다. 경험 많은 60대 조합원이 ‘연륜의 힘’을 이용해 술렁이는 조합원들을 다독인다. 그는 “사용자들은 예전부터 그런 말을 해 왔으니 무서워하지 마라”는 말로 여론을 다잡았다.간신히 조합원 교육을 마친 노조는 노조 요구안을 확정하고 교섭위원들을 선출했다. 사용자는 이번엔 ‘조합원 차별’을 하기 시작한다. 승진인사에 노조활동을 열심히 하는
5월1일 세계노동절을 맞았지만 여전히 상당수 노동자들은 노동기본권조차 보장받지 못한 채 현장에서 부당한 대우를 받고 있다. 코로나19로 노동기본권 사각지대에 처한 이들의 고통은 심화됐다. 한국비정규노동센터는 올해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해소 운동으로 새로운 노동체제로의 전환’을 향후 10년 주요 과제로 정했다. 권리찾기유니온은 ‘가짜 5명 미만 사업장 고발운동’ ‘4대 보험 미가입 제보센터 운영’을 통해 소규모 사업장 조직화를 하고 있다. 가 131회 세계노동절을 맞아 두 단체와 코로나19 장기화 속 노동기본권 사각지대
지난달 28일 다니던 병원에서 ‘다음달부터 나오지 마’라는 통보를 받은 물리치료사 박성란(가명)씨. 그는 노동절인 5월1일 ‘해고자’가 됐다. 박씨는 의사의 과잉진료에 의견을 내비친 게 해고로 이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는 억울했다. 법률구조공단을 비롯해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자신의 부당함을 부당하다고 인정해 주는 곳이 없었다고 했다. 그들은 그저 “법이 그러니 어쩔 수 없다”고만 되풀이했다.‘노동자 5명 미만’이면 작동 멈추는 권리차별 제도화하는 근기법 11조 131회 세계노동절을 맞아 는 근로기준법 적용을 제외한 5명
35년차 화물노동자 김성곤(56)씨는 지난달 20일 화물차에서 떨어져 팔목이 골절되는 재해를 입었다. 트레일러에 실은 철근에 방수덮개를 씌우기 위해 올라갔다가 빗물에 미끄러지면서다. 업무 중 재해가 명백했지만 근로복지공단 포항지사는 같은달 29일 산재 불승인 결정을 내렸다. 지난해 7월 산재보험에 가입한 그는 “산재보험에 가입할 때 철강재나 위험물을 운송하면 무조건 적용된다고 했다”며 “산재보험료를 꼬박꼬박 냈는데 정작 사고가 났을 때 적용을 못 받으면 무슨 소용이냐”며 답답해했다.정부가 지난해 7월부터 수출입 컨테이너·시멘트·철강
#1. 20여년간 현대중공업 사내하청업체에서 그라인더로 배의 표면을 다듬는 사상공으로 일한 한영수(58·가명)씨는 지난해 10월 작업 도중 복숭아뼈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한씨를 지지하던 안전벨트 고리가 빠지면서 약 7미터 높이에서 미끄러져 왼발이 철 구조물에 부딪혔다. 사고 다음날 병원에서 복숭아뼈 골절과 인대파열 등의 진단을 받았다. 한씨는 공상처리(사업주가 재해자에게 일정 금액을 보상해 주는 것)를 해 주겠다는 회사의 말에 일을 쉬면서 통원치료를 받았다. 그러다 같은해 12월 중순부터 퇴사 압박을 받기 시작했다. 한씨의 계
“중대재해가 발생해도 지금까지는 대표이사는 ‘몰랐다’며 처벌을 받지 않고 빠져나갔죠. 하지만 대표이사가 안전 및 보건계획을 수립하고 이사회에 승인까지 받았는데 또 ‘몰랐다’는 변명이 통할 수 있을까요?”(변호사 A씨)“이사회 안건으로 안전 및 보건계획이 등장한 적은 그동안 단 한 번도 없었어요. 이사회 안건이 된다는 사실 자체가 굉장한 파워죠.”(플랜트기업 이사 B씨)“안전 및 보건계획을 수립하고 이사회에 보고하지 않으면 처벌을 받죠. 그런데 안전 및 보건계획을 제대로 이행하지 않으면 어떻게 되죠? 아무런 규정이 없어요. 아무 실효
오세훈 서울시장이 이끌어 갈 ‘서울시 시대’가 열렸다. 그러나 ‘오세훈표’ 서울시는 아직 윤곽이 잡히지 않고 있다. 부동산 재개발·재건축 공약 이외에 오세훈의 서울시를 가늠할 만한 잣대가 분명치 않다. 노동정책은 사실상 전무하다. 오히려 기존 노동정책을 수정·보류하겠다는 입장만 나온 상태다. 지난 10년간 서울을 지켜 온 가치, ‘노동존중특별시’ 운명은 어떻게 될까.서울시 일자리·노동정책 87% 위기에 놓여오세훈 시장의 노동정책은 공식적으로는 없다. 그의 선거공보물과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제출한 공약, 한국매니페스토실천본부에 제출한
카카오모빌리티가 유료 호출 서비스인 ‘프로멤버십’을 도입해 논란이 지속되고 있다. 택시기사에 무료로 콜을 중개하며 시장 지배력을 확대해 온 카카오모빌리티가 본격적으로 수익 확대에 나서면서 택시노동자와 소비자에게 피해가 전가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전택노련·전국민주택시노조·전국개인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전국택시운송사업조합연합회는 카카오모빌리티가 프로멤버십 첫선을 보인 지난달 16일 “카카오는 독점적 지위를 악용하는 행위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이달 7일에는 국토교통부에 카카오모빌리티의 행보를 막을 적극적 행정조치와 법령정비를 요청하
① 직무급제 ‘동상이몽’② 실체 없는 정부의 직무급제, 외국은③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을 위한 변화들직무급제는 일한 기간을 따지는 연공성과 일의 성과를 평가하는 성과급보다 하는 일의 어려움과 역할을 따져 임금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고령인구 증가와 출산률 하락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IT기술의 빠른 진보로 숙련기술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워지는 노동시장 변화와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했다는 연공급제 비판이 겹치면서 임금체계 대안으로 떠올랐다. 노정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직무급제 도입을 놓고 사회적 대화를 시작한다.
① 직무급제 ‘동상이몽’② 실체 없는 정부의 직무급제, 외국은③ 동일가치노동 동일임금 위한 변화들직무급제는 일한 기간을 따지는 연공성과 일의 성과를 평가하는 성과급보다 하는 일의 어려움과 역할을 따져 임금을 책정하는 방식이다. 고령인구 증가와 출산률 하락으로 인한 인구구조 변화, IT기술의 빠른 진보로 숙련기술 가치가 제대로 평가받기 어려워지는 노동시장 변화와 노동시장 양극화를 심화했다는 연공급제 비판이 겹치면서 임금체계 대안으로 떠올랐다. 노정은 지난해에 이어 올해 직무급제 도입을 놓고 사회적 대화를 시작한다. 가
정부는 지난 1월과 3월 두 차례에 걸쳐 농·어촌 이주노동자 주거환경 개선방안을 발표했다. 이주노동자 속헹(30)씨가 지난해 12월 한파의 날씨에 비닐하우스 숙소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일이 계기였다. 사업주가 기숙사로 신고한 주거시설을 고용허가 전에 정부가 현장 점검하겠다고 밝혔다. 기숙사 시설 기준도 개선했다.정부 대책은 앞으로 속헹씨 사망과 같은 비극을 막을 수 있을까. 31일 가 정부 대책에 대한 평가와 제언을 짚어봤다. “가설건축물 전면 금지해야”고용노동부가 1월 발표한 대책의 핵심은 ‘비닐하우스 안
‘주먹질, 고성, 욕설, 부상’최근 강원도 원주시를 비롯한 지역에서 벌어진 양대 노총 건설 노조 조합원들의 충돌 현장을 묘사할 때 사용되는 단어다. 건설현장에서 발생하는 노조 간 갈등이 물리적 폭력이 동원될 정도로 거칠다는 것을 방증한다.지난달 22일 양대 노총 건설 노조 조합원들이 충돌한 원주시 한 아파트 공사현장에서는 주먹질과 욕설·고성이 오간 끝에 20여명이 다쳤다. 일부는 전치 8주의 중상을 입었다. 올해 1월부터 원주지역 건설현장에서는 두 건설 노조 조합원 충돌이 잇따랐던 것으로 알려졌다.인천 서구 청라동의 한 오피스텔 신
쿠팡노동자 과로사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지난해 3월 경기도 안산 한 건물 계단에서 40대 쿠팡 비정규 배송기사가 숨진 채 발견된 것이 시작이었다. 이후 지난 24일 인천 계양구 한 주택가 길가에 쓰러진 채 발견된 비정규 배송기사까지 과로사 추정 죽음을 맞은 노동자는 모두 7명이다. 지난해 10월 숨진 쿠팡 칠곡 물류센터 노동자 장덕준씨는 근로복지공단에서 업무상재해를 인정받기도 했다. 업무 중 사망한 노동자는 쿠팡친구(옛 쿠팡맨)라고 불리는 배송기사뿐 아니라 쿠팡 물류센터 일용직 노동자에서, 캠프 관리자(CL·Camp Leade
지난해 12월20일 캄보디아 여성 이주노동자 속헹(30)씨가 숨진 채 발견됐다. 속헹씨는 한파경보가 내려진 날 난방도 되지 않는 비닐하우스에서 생을 마감했다. 간경화라는 1차 부검의 소견이 있었지만 2016년 입국 당시 건강검진에서는 건강에 이상이 없었던 그의 죽음은 열악한 노동·주거환경과 무관하지 않다. 29일이면 속헹씨 사망 100일이다. 가 이주노동자 숙소 실태와 대안을 짚어 봤다.“연 매출 10억원인데 저런 숙소를…”지난달 6일 김달성 포천이주노동자센터 대표의 안내를 받아 경기 포천 가산면 인근에서 이주노동자를
“매번 받기만 하다 이렇게 직접 참여할 수 있어서 기뻐요. 제 손으로 조합원들을 먹이는 거나 다름없네요.”집단해고에 맞서 고용승계를 외치며 농성 중인 LG트윈타워 청소노동자 박상설(63)씨가 반찬을 도시락 용기에 담으며 말했다. 장기투쟁 농성장을 찾아 밥차를 펼치고 한 끼로 연대하는 ‘다른 세상을 꿈꾸는 밥차, 밥통(밥통)’은 용역업체 변경 과정에서 새해 첫날부터 해고된 LG트윈타워 농성장을 지난달까지 네 차례 방문해 도시락을 전달했다. 박씨는 밥통의 다섯 번째 방문 날인 지난 19일, 함께 농성 중인 청소노동자 유재순(64)씨와
올해 7월6일 국공립대 내 모든 직종 노동자의 단결권이 보장된다. 교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교원노조법)과 공무원의 노동조합 설립 및 운영 등에 관한 법률(공무원노조법) 개정안이 지난해 12월9일 국회를 통과하며 국공립대 조교들이 단결권을 보장받은 데 따른 것이다.국공립대는 노동기본권의 불모지였다. 국공립대에서 일하는 교수와 조교는 국가공무원법에 따라 특정직 공무원으로 분류돼 노조활동을 할 수 없었다. 국공립대교수노조는 지난해 8월에야 노조 설립신고증을 받았다. 헌법재판소가 2018년 8월 노조를 설립할 수 있는
여성노동자가 주로 일하는 분야는 삶을 사는 데 필수적인 노동인 경우가 많다. 청소노동이나 돌봄노동이 대표적이다. 우리 삶에서 필수적이지만 그만한 가치를 인정받지 못하면서 남녀 간 임금과 고용의 격차도 줄지 않고 있다. 일상이 멈춘 코로나19로 이러한 ‘필수노동’의 가치가 다시 한번 주목받았다. 코로나19 팬데믹 1년이 지난 지금, ‘필수노동자’의 노동가치를 우리 사회는 충분히 인정하고 있을까. 가 113주년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여성노동자의 ‘코로나19 생존기’ 두 번째 이야기를 전한다.서울시사회서비스원 요양보호사 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