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지난 21일부터 스토킹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스토킹처벌법)이 시행됐다. 직장내 괴롭힘이나 성희롱이 스토킹범죄나 상해·살인·강간 등 강력범죄로 나쁘게 진행되기도 한다. 또는 사용자측에서 노동자나 노동조합의 정당한 조합활동이나 쟁의행위가 스토킹이라며 공격하는 일도 있을 수 있다. 이에 노동자와 노동조합이 이 법을 제대로 이해할 필요가 있다. 그러려면 먼저 ‘스토킹 행위’를 정확히 알아야 한다.첫째로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야 한다. 스토킹 피해자가 “그만둬” “싫어”라고 명시적으로 말하지 않았어도 의사에 반하는 상황이라고
직업계고 현장실습은 교육의 연장이다. 그러나 기업현장에서는 오래전부터 현장의 일손 부족을 직업계고 현장실습생들로 대체해 왔다. 급여 또한 현장실습생이라는 이유로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하는 금액을 지급해 왔다.현장실습생 산재사고는 다반사였다. 급기야 2017년 1월에는 전주 LG유플러스 협력회사 콜센터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는 사건이 발생했고, 그해 11월에는 제주도 생수공장에서 현장실습을 하던 학생이 프레스에 몸이 끼여 사망하기도 했다.이런 현장실습생 사고를 줄이기 위해 2017년 12월 교육부는 ‘직업계고 현
국회입법조사처 보고서에 따르면 20대 국회에서 제헌국회 이래로 가장 많은 2만4천141건의 법안이 제출됐고 3천195건이 가결됐다. 20대 국회에서 의원발의안 1만건이 발의되기까지 20개월이 걸렸는데 21대 국회에서는 13개월 만에 이뤄졌다. 최근 한국 사회에서는 이해와 가치가 충돌하는 온갖 문제의 해결책을 ‘입법’에서 찾는 듯하다. 입법은 이해관계와 갈등을 조정하기 위한 유효한 방식이다. 많은 갈등이 입법을 기점으로 수면 아래로 내려가기도 하지만 법만으로 해결되지는 않는다.안전·보건 분야도 마찬가지다. 여러 관련 법들이 존재했지만
요즘 우리나라는 온통 화천대유 이슈에 파묻혀 있다. 일반인으로서는 이해할 수 없는 일들이 너무 많아서 같은 나라에서 함께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인지 믿기지 않을 뿐이다. 가장 놀라운 일 중의 하나가 퇴직금으로 50억원을 받았다는 사실이다. 50억원 중 약 44억원이 ‘스트레스 등 업무 과중으로 인한 건강악화’에 대한 산재 위로금이라고 한다. 얼마나 심한 건강악화가 발생했길래 이처럼 어마어마한 금액을 산재 위로금으로 받은 것일까?노웅래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발표한 자료에 의하면 구의역 스크린도어 사건으로 사망한 김군의 산재 보상금은
지난 6일 여수의 한 선착장에서 요트에 들러붙은 따개비를 제거하던 열여덟살의 특성화고 실습생 홍정운군이 바다에 빠져 숨졌다. 12킬로그램 납덩이가 익숙지 않은 잠수작업으로 지친 한 생명을 죽음의 심연으로 끌고 내려갈 때, 우리는 그가 부여잡고 지탱할 구명줄 한가닥 내리지 못했다.근로기준법 65조(사용금지)에 따르면 사용자는 18세 미만자를 도덕상 또는 보건상 유해·위험한 사업에 사용하지 못한다. 여기에는 잠수작업이 포함돼 있다. 근로기준법은 5명 이상 사업장에 적용되지만 ‘여성과 소년’에 대한 조항은 모든 사업장에 적용된다.직업교육
산재판정에서 가장 주요한 사안은 뇌심장질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과로성 질병이나 사망이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는지 여부는 당사자와 가족에게 매우 중요하다. 그런데 실무적으로 산재판정을 담당하는 기관인 업무상질병판정위원회·산재심사위원회·산재재심사위원회(이하 판정기관)는 매우 큰 오류를 초래하고 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산재보험법)상 상당인과관계의 종합적 판정원칙이 무시되고, 예외적인 기준이 남용되고 있다.산재보험법 37조는 “업무상 재해 인정기준”이라고 해, 업무와 재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있는 경우라는 원칙을 명시하고 있다. 같은
47년 동안 471명 사망이는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 기억하고 되짚어야 할 숫자다.검찰은 올해 3월 이례적으로 중대재해 수사를 위해 현대중공업 본사에 대한 압수수색을 실시했다. 이와 함께 고용노동부는 상설감독팀을 구성하고, 현대중공업에 대한 대대적인 관리·감독을 펼쳤다. 이에 대해 현대중공업 사측은 전사적으로 근원적인 안전보건관리 대책을 시행하겠다고 대외적으로 발표했다. 그러나 지금도 현대중공업에서는 노동자들의 죽음이 끊이지 않고 있다. 현대중공업에서는 창사 이래 47년 동안 471명의 노동자가 목숨을 잃었다. 국내 단일 사업장에서
지난 28일 오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주관으로 국토위 대회의실에서 ‘건설안전특별법 제정을 위한 공청회’가 개최됐다. 실로 1년이라는 시간이 지체되다 가까스로 성사된 공청회다. 건설노동자의 생명·안전을 다루고 있는 건설안전특별법은 지난해 4월 경기도 이천 한익스프레스 화재참사를 계기로 건설노동자의 입에서 입으로 번지고, 법 제정 목소리로 모아졌다. 그 성과는 국회에서 제정안 발의로 이어졌다. 그렇지만 지난해부터 지금까지 국회에서 해당 법은 찾아볼 수 없었다. 그렇게 1년을 잠들어 있다가 드디어 공론화라는 빛을 보게 된 것이다.그런데
필자가 원고를 대리했던 광주근로자건강센터 근로자지위확인 소송 판결을 간략히 소개하고자 한다.근로자파견 관계의 핵심은 파견업체 또는 하청업체 노동자에게 업무수행에 관한 구체적이고 구속력 있는 지시를 누가 하느냐는 것이다. 업무도급 관계라면 업무를 도급받은 수급인이 도급목적을 달성하기 위해서 그 지시를 한다. 반면에 근로자파견에서는 노동자를 파견받아서 사용하는 쪽에서 지시를 한다. 그런데 광주근로자건강센터의 경우 안전보건공단이 센터 소속 노동자들에게 그 지시를 했음이 법원에서 인정됐다. 공단이 미리 배포한 가이드를 통해서 처음에 노동자
얼마 전 광주지방법원에서 근로자건강센터와 관련해 주목해야 할 판결이 나왔다.한 노동자는 근로자건강센터에서 수년간 열정적으로 일했다. 하지만 사업을 위탁받은 기관에서 고용의 지속성을 담보할 수 없어 일을 그만둘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안전보건공단을 피고로 제기한 근로자지위확인 소송에서 이겼다. 판결 자체만 보면 고용문제에서 모범을 보여야할 공공기관이 수년간 공공사업을 위탁해오면서 불법파견을 자행한 사안이다. 그러나 6년 가까이 근로자건강센터에서 근무했고 여전히 소규모 사업장 노동자들의 안전보건 문제를 다루는 필자로서는 그 이면의 문제
고용노동부는 지난달 29일 ‘안전보건 관리체계 가이드북’을 발간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산업재해에 따른 경제적 손실 규모가 30조원에 달하는 것으로 추산된다. 전년대비 8.5% 증가한 수치다. 중대재해 처벌 등에 관한 법률(중대재해처벌법) 시행을 앞두고 노동부가 획기적인 산재 사망사고 감축을 목표로 강도 높은 대책을 잇달아 내놓고 있지만, 사망사고는 줄지 않고 있다.가이드북은 “기업 스스로 사업장 내 위험요인을 발굴해 제거·대체 및 통제 방안을 마련·이행”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이를 위해 “안전보건관리체계를 구축·이행하기 위한
근로복지공단에 대한 2019년 정보공개청구는 6만4천889건이며, 이중 보상 관련이 6만3천609건(98%)라고 한다. 대부분 사건은 산재결정 후 재해조사, 판정 자료에 대한 청구다. 결정 후 정보공개도 중요하지만, 보상 신청과 조사과정에서는 더욱 중요하다. 재해자의 알권리와 적극적 방어권 보장을 위해 필요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과정에서 공단 보상부 행정의 문제점은 여전히 개선되지 않고 있다.첫째, 보험가입자의 의견과 문답서가 여전히 재해자에게 전달되지 않고 있다. 특히 의견과 더불어 문답서를 작성하는 경우가 그렇다. 공단은 요
지난달 26일 서울 강남구 선릉역 인근에서 발생한 교통사고로 한 배달노동자가 생을 달리했다. 음식 배달노동자였던 그는 신호대기 중이던 화물차에 깔려 목숨을 잃었다. 그의 죽음에 진심으로 애도를 표한다. 생전에 고인이 어떤 삶을 살았는지, 어떤 꿈을 꿨는지, 일면식도 없는 사이이기에 알 수 없다. 하지만 우리 사회를 구성하고 함께 숨 쉬며 살아 내던 동료시민의 안타까운 죽음이기에 아리고 아프다.사고가 알려진 후 고인의 죽음을 추모하는 공간이 선릉역 8번 출구 앞에 마련됐다. 고인의 오토바이와 헬맷이 놓여진 곳에는 술병들과 국화꽃이 빼
이따금씩 산재 사망사고와 관련된 문의가 들어온다. 한 노동자는 지방소도시에서 아무런 보호장구 없이 건물 창문을 닦다가 추락해 사망했다. 다른 노동자는 토류판을 해체하다가 압력으로 튕겨져 나가서 두개골 골절로 숨졌다. 모두 노동조합이 없는 사업장에서 발생한 사건이다.변호사가 해줄 수 있는 말은 많지 않다. 형사판결에서 사업주의 유죄가 인정되더라도 초범인 경우에는 구속되기는 어렵다든지, 회사가 제시한 금액이 적더라도 민사소송을 제기해서 받을 수 있는 금액이 그 정도라든지 하는 수준의 하찮은 상담뿐이다. 형사고소를 하거나, 유가족이 원한
코로나19로 인한 재택근무 중 갑작스럽게 심장마비가 와서 사망한 경우 산재가 될 수 있을까. 과로사망이 아니라 가족의 부재로 인해 응급조치가 시행되지 못해 사망한 경우라면 어떤가. 재택근무 중 목이 말라 인근 편의점에서 물을 사서 오다가 넘어진 경우는 산재일까. 재택근무 중 고객 상담 전화 급증으로 성대 결절이 발생한 경우 산재로 인정될 수 있을까.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재택근무가 일상화된 시점에서 산재 인정기준이 예전과 동일하게 적용될 수 있을까.지난해 9월 고용노동부는 ‘재택근무 종합 매뉴얼’을 제작해 발표했다. 매뉴얼 ‘
안전하고 건강한 사회가 유지되기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들이 필요하다.첫 번째는 위험에 대한 정부의 관리능력이다. 한 무더기의 법률과 지침이 있더라도 그것을 현실에 적용하고 관철시키는 것은 행정에 달려 있다. 정책의지가 높다면 미비한 법안이더라도 취지를 달성하기도 한다.두 번째는 기업의 도덕성이다. 거창하게 사회적 책임까지 나아가지 않아도 시민과 노동자들의 생명과 안전을 도외시하지 않는 것만으로도 사회의 안전성은 현저히 높아질 것이다.세 번째는 시민의 감시와 노동자들의 참여권 보장이다. 입법자나 관료든 기업이든 시민들의 적극적인 감시가
근로복지공단 산재처리 지연에 대한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항의 농성이 마무리됐다. 고용노동부와 협의해 제도개선과 산재처리 기간 단축을 약속받았기 때문이다. 민주노총과 금속노조의 투쟁은 일하다 아픈 노동자들의 권리를 확대하기 위해서였다. 산재처리가 지연되면 산재노동자들은 생계 어려움을 겪고 제대로 치료받지 못한 채 현업에 복귀하게 된다. 특히 산재처리는 어렵고 까다롭다는 인식을 만들어 산재신청 자체를 포기하게 하는 결과를 초래하기도 한다.최근 한국노동연구원은 국내에서 발생한 산업재해의 3분의 2 이상이 은폐됐다는 통계분석 결과를 발표했
한국노동안전보건연구소 상임활동가 손진우연일 폭염이 계속되고 있다. 기후위기가 가져온 폭염이라는 재난은 지금 시기를 겪어 내는 모두를 고통스럽게 한다. 그런 의미에서 폭염은 자칫 평등한 것처럼 보인다. 그러나 우리 사회에서 어떤 위치에서, 어떤 노동을 하고 있느냐에 따라 폭염은 결코 평등하지 않다.정부는 지난달 25일 폭염에 따른 노동재해를 막기 위한 ‘폭염 대비 노동자 긴급 보호 대책’을 내놓았다. 대책의 핵심은 무더위가 가장 심한 오후 2~5시에 전국의 건설현장에 작업중지를 강력하게 지도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고용노동부는 안전
또다시 외국 이야기를 들먹이고자 한다. 1931년 발표된 하인리히 법칙이다. 중상 이상의 사고가 발생했다면 그에 앞서 29건의 경상과 300건 정도의 발생할 뻔한 사건이 있었다는 내용이다. 1건의 사고는 우연이 아니고, 수십 개의 제동장치가 제 기능을 못 해야 비로소 발생한다는 의미다. 수십 개의 제동장치 중 하나라도 작동하면 웬만해선 사망사고가 발생하지 않는다. 결국 단 1건의 사고를 예방하려면, 평소에 존재하는 수십 가지의 위험요소를 찾아내야 한다. 사고 후에 보여주기식으로 몇 가지 조치만 해서는 예방이 안 된다.그런데 하나의
이달 12일부터 근로복지공단이 온라인에서 직업환경연구원이 수행한 전문조사 사례를 공개하고 있다. 직업환경연구원은 2006년 산재의료원 산하 직업성폐질환연구소로 출발해 산재의료원과 근로복지공단 통합 등 몇 차례의 조직 변화를 거치면서 지금은 직업성 질환에 대한 임상연구와 업무상 질병 역학조사, 진폐사망 여부 자문 등을 수행한다. 직업환경연구원에서는 매년 530건 안팎의 조사를 수행하며 현재 온라인으로 검색되는 보고서는 157건이다. 직업성 암, 호흡기계 질병, 기타질병 같은 질병분류와 직종·업종 등으로 검색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매년